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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현대건설 유상증자...우선주 퇴출방어 작전

  • 2021.07.31(토) 10:00

우선주 200만주 발행해 자금 조달
할인율 45%...퇴출 피하기 위한 셈법

새만금 등 해양·항만건설도 참여하고,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짓고 있는 현대건설이 23일 유상증자 공시를 발표했어요. 

▷관련공시: 현대건설 7월 23일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엇! 그런데 공시내용을 보니 그동안 공시줍줍에서 봐오던 유상증자와는 뭔가 좀 다르죠. 

1. 신주의 종류와 수를 보면 보통주식이 아니라 기타주식 200만주라고 적혀있어요. 기타주식은 우선주를 뜻해요. 현대건설의 이번 유상증자는 우선주를 새로 찍어내서 파는 것.

보통주 유상증자는 들어봤어도 우선주 유상증자라니 생소하시죠. 이번 공시줍줍에서는 현대건설이 왜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하는지 알아볼게요.

우선주 200만주 찍어 반값에 판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현대건설은 이번 유상증자로 우선주 200만주를 새로 찍어내기로 결정. 우선주는 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보통주는 의결권이 있음) 배당률이 높고 만약 회사가 청산할 경우 잔여 재산을 배분할 때 우선권이 있는 주식이에요. 

현대건설이 새로 찍어낼 우선주의 1주당 예정발행가격은 11만4500원. 최종 확정발행가격은 주가변동을 고려해 10월 18일 결정할 예정. 29일 기준 현대건설 우선주 가격은 1주당 20만3000원. 유상증자로 새로 찍어내는 우선주의 가격이 시장가격보다 8만8500원이나 저렴해요. 이번 증자에 참여하면 사실상 시세의 반값 수준에서 우선주를 살 수 있는 것이죠.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낮은 건 현대건설이 최근 우선주 평균주가에 할인율을 무려 45%나 적용했기 때문인데요.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선주 주가와 보통주 주가 괴리 차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러한 할인율이 어떻게 나왔는지 간단히 살펴볼게요.

현대건설은 먼저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래중인 우선주(퇴출 대상 제외) 주가가 평균적으로 보통주 주가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괴리율을 구했어요. 그 결과가 102.72%라는 숫자. 즉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래중인 우선주들은 평균적으로 보통주보다 두 배 수준으로 거래중이라는 의미. 그러나 현대건설 우선주와 보통주의 괴리율은 265.62%로 시장 평균 수준을 훌쩍 넘어요. 

이에 현대건설은 시장 평균 괴리율을 반영해 적정한 우선주 가격을 정했고, 이 가격에 도달하려면 45% 정도는 할인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에요. 

현대건설은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우선주의 20%(40만주)는 우리사주조합이 먼저 받을 수 있도록 우선배정하고, 나머지 80%(160만주)는 현대건설 주주(보통주, 우선주)에게 배정할 예정. 

현대건설의 보통주 또는 우선주를 가진 주주들은 1주당 0.01436주의 비율로 유상증자 참여 권리(신주인수권)를 받아요. 따라서 현대건설 주식 100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는 1주(1주 미만은 절사), 1000주를 가진 주주는 14주의 신주를 인수할 권리가 주어져요. 

현대건설이 이번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하는 우선주 200만주를 완판하면 2290억원의 자금(예정발행가액 기준)을 확보하는데요. 이 중 990억원은 현대제철로부터 3개월간 철근을 사들이는데 쓸 비용으로 지출하고, 나머지 1300억원은 현대건설이 추진 중인 해상풍력 에너지 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에요. 

왜 우선주 증자일까?

여기까진 오케이. 그런데 현대건설은 왜 굳이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를 발행해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했을까요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선주로 발행한)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한 가지 이유를 예상해볼 수는 있어요. 바로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우선주 시장관리 강화방안과 이번 우선주 유상증자가 무관치 않다는 점.

금융위는 수량이 얼마 없는 우선주가 이상급등하면서 투자자 손실이 확산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놨어요. 바로 우선주 진입 및 퇴출기준 강화!

그동안 우선주가 주식시장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발행주식 50만주 이상, 시가총액 20억원을 충족해야 했는데 지난해 10월부터는 발행주식 100만주 이상, 시가총액 50억원 이상으로 높아졌어요. 

참고로 현대건설 우선주 수량은 9만8856주인데요. 현대건설은 2005년 상장했는데 당시에는 우선주 발행주식 요건이 5만주여서 상장이 가능했어요.(상장기준 2012년 이전 5만주  2012년 이후 50만주 작년 10월 이후 100만주로 높아짐) 

현대건설 우선주는 이미 시장에서 거래중이어서 진입요건은 해당 없어요. 대신 퇴출요건을 적용을 받아요. 문제는 바로 이것!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우선주 퇴출요건을 보면 발행주식 20만주(기존 5만주), 시가총액 20억원(기존 5억원) 이상이 안 되면 주식시장에서 쫓아낸다는 내용. 

이 기준은 올해 10월부터 적용할 예정인데요. 시장 충격을 감안해 제도 시행 후 1년간 완화한 요건(10만주, 10억원) 내년 10월부터 강화된 요건(20만주, 20억원)을 적용해 해당 기준 충족하지 못할 시 관리종목 지정 후 상장폐지.

현대건설 우선주는 발행주식 9만8856만주, 시가총액 201억원(29일 종가기준). 발행주식이 20만주가 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이어지면 앞으로 퇴출을 피할 수 없어요. 

따라서 우선주 수량이 현재 10만주가 되지 않는 현대건설은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주식을 대폭 늘려서 강화한 퇴출기준을 피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봐야겠죠. 

특히 이번 우선주 유상증자에서는 현대자동차 등 현대건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에게 배정되는 신주가 55만8000주. 따라서 최대주주 측만 정상적으로 증자에 참여해도 우선주 발행주식이 60만주 이상을 기록하면서 퇴출 기준을 피할 수 있다는 점. 

결국 현대건설의 이번 우선주 유상증자는 일반적인 증자처럼 자금조달 성격도 있긴 하지만 우선주 퇴출을 피하기 위한 자구노력 성격이 더 강하다고 봐야 해요. 

투자자를 위한 포인트

-이번 유상증자는 오로지 현대건설 주주(보통주, 우선주)만 참여할 수 있는 유상증자라는 점. 주주배정으로 다 팔지 못해 실권주가 나와도 현대건설 주주가 아닌 일반투자자는 참여할 수 없어요.

-일반적인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팔고 남은 주식(실권주)을 한번 더 일반투자자에게 공개 판매하지만, 이번 현대건설의 우선주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남은 실권주를 일반공모로 돌리지 않고 미발행 처리해요. 따라서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을 다 확보하지 못할 수 있어요.

-현대건설 우선주 유상증자에 참여할 권리(신주인수권)가 주어지는 신주배정기준일은 9월 2일. 주식결제시스템을 감안하면 8월 31일까지 현대건설 주식(보통주, 우선주)을 보유한 사람에게만 신주인수권이 주어져요. 

-한 가지 방법이 더 있어요. 기존 현대건설 주주가 보유한 신주인수권증서를 주식시장에서 사면 일반투자자도 현대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어요. 신주인수권증서가 상장돼 거래할 수 있는 기간은 오는 10월 1일~8일까지(5영업일).

-유상증자 청약은 우리사주조합이 9월 7일~8일, 기존 주주는 10월 21일~22일. 신주인수권증서를 산 일반투자자는 기존 주주 청약일에 청약하면 돼요. 

-신주인수권을 보유한 주주는 본인이 거래하는 증권사를 통해 청약할 수 있어요. 다만 유상증자 청약은 증거금 100%(신주발행가격×청약하려는 신주 수량)를 증권사 계좌에 넣어둬야 해요. 단, 일반적인 유상증자와 달리 초과청약은 할 수 없어요. 

-이번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하는 우선주의 상장예정일은 11월 5일. 이 날부터 유상증자 청약으로 받은 우선주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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