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우리나라도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혜주로 꼽혔던 여행·항공·유통주 등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오히려 위드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달 내내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가 이달 들어 상향 반전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변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발생으로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됐으나 향후 '일상생활의 정상화'로 나아가는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유통·여행 관련 업종의 영업환경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미크론 우려에도 여행주 반등 시작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국내 대표 항공주인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2.52% 오른 2만8500원으로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같은 날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도 각각 1.04%, 3.05%, 2.87%씩 상승하는 등 항공주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주가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마찬가지로 노랑풍선과 하나투어 등 여행 관련주도 항공주와 비슷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계속 내림세를 보이다 위드 코로나 해제 가능성이 커진 최근 다시 상승 반전에 나선 것이다. 지난 3일 노랑풍선과 하나투어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4.85%, 3.83%씩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항공·여행주에 대해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이 과도했다고 평가한다. 상승 여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반등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주, 현저한 저평가 상태
대부분의 유통주 역시 지난달 위드 코로나 본격적 시행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델타부터 오미크론까지 변이 바이러스의 연속적인 발생으로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유통 업종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탓이다.
그러나 여행·항공주와 마찬가지로 이달 들어선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유통 업종의 영업환경이 올해 대비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 진행 상황은 불확실하지만 '일상생활의 정상화'로 나아가는 방향성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유통 관련 대부분 업체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가 지난 1년간 상향 조정되는 추세였음에도 주가는 지난 5월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며 주가가 기업 가치를 따라가지 못하는 '밸류에이션 디레이팅' 현상을 겪고 있다"며 "유통 섹터의 경우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작으며 중장기적 측면에서 봤을 때 현 가격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최선호주로는 BGF리테일, 관심 종목으로는 이마트를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BGF리테일은 2022년에 등교가 정상화되고 모임 인원·시간 제한이 없어지는 등 외부 활동이 증가하는데 따른 고객 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이마트는 국내 1위 할인점, 1위 커피전문점, 3위 이커머스 플랫폼과 그외 다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호텔신라에 대해선 "단기 실적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해외 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때 주가 상승 여력이 가장 높을 수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