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 대내외 증시 변동성이 한껏 확대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네 마녀의 날'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또 다른 경제 변수들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불안정성을 심화시킬 만한 굵직한 이슈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그간 시장 대응이 쉽지 않은 국면에서 양호한 성과를 올린 성장주와 더불어 연말 배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배당주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하고 있다.
'네 마녀의 날', 외국인 롤오버가 관건
국내 증시는 오미크론 출현 이후 변동성이 한층 커진 모습이다. 당장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네 마녀의 날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과 기관 등 큰손 투자자들의 거래 패턴에 따라 추후 지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9일 올해 마지막 네 마녀의 날이 예정된 상황에서 외국인의 롤오버(만기 연장)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8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9월물 만기일 당시 외국인은 매수 포지션으로 들고 있던 5만4000여 계약 분량의 코스피200 선물을 롤오버한 바 있다. 이번에 보유하고 있는 12월물을 대거 3월물로 교체할 경우 추세적인 매수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현재 8만 계약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상황 자체는 긍정적이다. 여기에 기관 수급의 계절적 특성까지 모두 감안하면 이번 네 마녀의 날이 주식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12월물 만기일에 주목할 만한 변화는 외국인 매수 롤오버 규모"라며 "현물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9월과 같은 대규모 매수 롤오버를 관찰할 경우 지수에 베팅한다는 의도로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12월물 동시 만기일 직전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 흐름에 따라 금융투자의 프로그램 매도 우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계절적으로 관찰됐던 연말 배당을 위한 자금 유입 패턴 등을 고려하면 현물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은 비교적 작다"고 덧붙였다.
12월 FOMC 회의가 분수령…해답은 '성장주'
이 같은 긍정적인 수급 전망도 오는 16일로 예정된 12월 FOMC 회의 결과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명확한 시간표가 나올 경우 국내 증시의 유동성 환경이 경색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 상황은 선물시장만큼 우호적이지는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부쩍 높아진 물가상승률을 근거로 본격적인 '돈줄 죄기'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이 경우 긍정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수급 흐름이 깨지면서 투자 심리까지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소비 불안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완화적인 미국 통화정책 스탠스를 기대하며 심리적 균형을 찾아간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다수 위원이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며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내외 이슈에 따라 주식시장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는 만큼 그간 조정을 통해 주가 수준이 크게 떨어진 성장주를 대응 수단으로 활용하라는 의견이 나온다.
기술주 중에서도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를 중심으로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하다는 견해다. 단 향후 오미크론의 파급 효과가 명확해질 경우 큰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는 바이오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조정으로 성장주의 낙폭이 확대된 만큼 BBIG에 속한 종목을 저가 매수할 만하다"면서 "이중 바이오는 오미크론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대응 차원에서 타 성장주에 비해 후순위로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종도 투자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과거 테이퍼링 국면에서 양호한 성과를 낸 경험이 있고 낮은 밸류에이션과 이익 성장세 등이 투자 매력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에 방어주로서 빠지지 않는 배당주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물론 배당주라고 무작정 투자하기보다는 신중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12월은 연말 확정 수익에 대한 수요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며 "언제 사고파느냐가 중요한데, 통상 시장의 변동성과 배당락 사이에서 총수익이 가장 안정되게 보장됐던 시기는 12월 둘째~셋째 주 사이"라고 전했다.
배당락 전 투자한 종목의 수익률이 배당수익률을 웃돌 경우 배당을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고배당주를 사고 나서 배당락 전에 주가가 예상했던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올랐다면 배당을 받지 않고 파는 것도 안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