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한껏 높아진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매도 일시 금지'를 포함한 모든 시장 안정 수단의 동원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다만, 정책 시행 시점에 대해선 답변을 피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복현 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공매도 제도를 형평성 있게 보완하고 검사와 조사를 통해 공매도 업무처리의 적정성 등 관련 상황 전반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원장을 향해 "7월28일에 나온 공매도 대책은 적발이나 처벌 위주"라며 "예방 (목적)이나 사전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공매도 금지 관련 논란이 있지만, 지금처럼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심리 불안이 극대화돼 있는 상황에선 금융당국 입장에서 어떠한 시장 안정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증권사 대상 불법 공매도 검사를 마치고 조만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무차입 공매도나 공매도와 연결된 불공정 거래에 대해 점검하고 있고 아마 늦지 않은 시일 내에 보고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증권사에 대해 검사를 마쳤고 지금 검사를 진행 중인 곳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회사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봐야 유효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며 "불법적인 내용이 확인되면 제재를 내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종민 의원은 또 "대차기간이 90일이 넘으면 신고하도록 돼 있는데, (이 조치는) 실효성이 없다"며 "(기간을) 30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공매도 목적으로 90일 이상 장기 대차 시 이를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이와 관련해 "한도를 두는 것 자체만으로도 여러 의견이 있기에 일차적으로 90일 (제한)을 뒀다"며 "시행 이후 결과가 나올테니 (증권사)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개선 여지를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감장에선 공매도 일시적 금지를 하루 빨리 시행하라는 요구도 잇따랐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증시가 대폭락하고 환율이 5원 이상 오르며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증시안정펀드와 공매도 관련 문제는 중요하다"며 "(시행) 시기를 한번 놓치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금융위원회는 물론 금감원에서도 타이밍을 잘 보셔서 의견을 제출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원장은 "명심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당국 간 합의된 시행 시점이 있는지 묻는 질의에는 "시장 안정에 대해 필요한 방안이나 방법에 대해 걱정하지 않도록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는 앞서 국감에 나선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금융위 국감에서 공매도 금지 시점과 관련 "공개된 자리에서 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바 있다.
이 원장은 허위공시 제재에 대해서는 "허위공시와 전환사채에 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앞으로 제도 개선 등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금융위원장, 경제부총리와 함께 일치단결의 마음으로 시장 불안정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서로) 실시간으로 소통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