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BYC 오너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겨냥해 강력한 주주행동에 나섰다. 이사회 의사록 열람, 등사를 마친데 이어 이번에는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했다.
31일 트러스톤은 BYC를 대상으로 회계장부 열람을 요청하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회계장부 열람 청구권은 지분율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소수주주권에 해당한다. 트러스톤은 31일 현재 BYC 주식 8.9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지난해 12월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트러스톤이 주주행동에 나선 배경은 수년전부터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앞서 지난 6일 트러스톤은 법원 허가를 받아 2016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의 BYC 이사회 의사록 열람, 등사를 완료했다. 대주주 일가 특수관계기업들과의 의류제품 제조, 판매 계약 건을 비롯해 BYC 본사 사옥 관리용역 계약 건 등 내부거래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트러스톤은 "자료분석 결과 대부분의 내부거래가 이사회 사전승인 등 적법한 절차없이 진행됐음을 확인했다"며 "회사 이익에 어떤 불이익을 주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회계장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에 따르면 현행 상법에는 회사의 이사가 50%이상 지분을 소유한 기업 등과 거래하는 경우, 이사회에서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고 거래의 적정성을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이를 위반한 경우 관련된 이사는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며,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트러스톤은 향후 회계장부 열람을 통해 문제점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주주대표소송, 공정거래위원회 제보, 오너 일가의 책임규명을 위한 법적 조치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