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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거래 잡는 행정제재, 규제 효율성 높일까

  • 2022.11.03(목) 18:48

학계 "기본권 침해 여부 점검해야"
금융당국 "세부 설계 및 운영안 검토"

금융당국이 갈수록 고도화, 다변화되는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응해 행정제재를 마련하면서 앞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적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해 과징금 부과를 비롯, 상장사 임원 선임 제한과 주식거래 금지 등 행정적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학계와 금융투자업계는 제도 도입의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한 목소리로 공감했다. 동시에 재산권 침해 등 법률적인 부분을 꼼꼼히 검토하고 조사 수단을 확충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금융위원회, 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제3차 릴레이 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전문가들이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백지현 기자jihyun100@

행정제재 도입으로 신속 규제 '기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제3차 릴레이 세미나'에서는 불공정거래 제재수단 다양화가 논의됐다.

개인투자자의 자본시장 참여가 늘어나고 상장사 내부자 거래로 인한 시장변동성이 증가하면서 불공정거래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세조정, 부정거래, 미공개정보이용 등 3대 불공정거래를 통해 취한 부당이득 규모는 2020년 3793억원에서 이듬해인 2021년 6327억원으로 2500억원가량 급증했다. 

이에 지난 9월 금융위는 과징금 부과, 상장사 임원활동 제한, 주식거래 금지 등 행정적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의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역량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형사적 처벌만 가능한 탓에 실제 제재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이날 세미나 발표자로 나선 김유성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행정제재 수단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2015년에 시장질서 교란행위가 신설됐지만 제재 목적을 달성하는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2018년 강화된 불공정거래 처벌과 관련해서도 현실적으로 지금 법원에서 처벌이 이뤄지고 있느냐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했다.

행정제재가 도입될 경우 효율적인 규제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거래소가 상장페지 결정을 내리면 법원은 이에 대해 거래소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한다"며 "행정청이 구체적인 행정제재를 가하면 그 적부에 대해 법원이 사후심사하는 형태로 운영되는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당이득 산정 방식도 형사법상 입증이 사실상 불가능해 대부분 1년 이상 기본형이 취해진다"면서 "과징금 부과 제도하에 (부정이득 산정과 환수가) 적절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 참석한 이승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본부장보(상무)는 "현재 거래소는 회원사인 금융투자회사들과 함께 공정거래를 저해하는 불건전 행위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계좌를 걸러내는 한편 4단계의 절차를 거쳐 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며 "만일 거래 제한 제도가 도입된다면 이런 단계가 매우 짧아지면서 신속한 참여 제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위헌 여부 검토 충실히...조사수단 확충도 병행"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은 법률적 검토가 충분히 이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자본시장법 위반자의 재범률 등 비용 대비 편익에 대한 경제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위원은 "공시 단계를 거치지 않고 제도가 시행될 경우 법적 분쟁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며 "일본 등에서 시행 중인 상장회사 임원 전과공시제도가 선행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경옥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불공정거래 위반자의 주식거래 제한은 부당이득 환수 제도와는 달리 예방적인 목적이 있는 제도라 위헌성 심사가 엄격한 잣대로 이뤄질 것"이라며 "계좌 개설 자체가 제한된다면 법익의 균형성이나 침해 최소성에 충족한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국이 조사 수단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송 변호사는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나 증권선물위원회가 요건을 입증하는 데 한계가 많다"며 "제재 수단 확충을 논한다면 감독과 실무에 관한 조사수단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민섭 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조사가 시작되는 순간 계좌에 대한 거래 정지 등 임시 조치가 필요하다"며 "또 위반 행위에 대한 공표 절차가 있어야 시장이 제재나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들에 대해 금융당국은 입법 취지를 강조하면서 세부적인 부분에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은향 금융위 공정시장과 사무관은 "앞서 큰 틀에서 기본적인 사항을 발표했고, 현재 이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오늘 나온 내용이나 앞으로 나올 얘기를 경청해 세부적인 제도 설계에 있어 합리적인 방향으로 제도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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