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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랠리 불씨는 살아날까

  • 2022.12.04(일) 09:17

[주간개미소식지]
증권가 전망은 '글쎄'…연준 '피봇'에 기대
'올 마지막 대어' 바이오노트, 수요예측 나서

매년 이맘때면 증권가에선 '산타랠리'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산타랠리란 크리스마스를 사이로 하는 연말과 새해 초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통상 연말연시에 소비와 지출 증가로 기업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것과 연관성이 깊다.

올해는 10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약세장 속에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베어마켓랠리가 나타나면서 산타랠리 기대가 일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끊임없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금리 이슈와 더불어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중국의 반정부 시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등 대내외 변수가 산적해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장이 그토록 바라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산타랠리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스피, 2500선 탈환 도전…산타랠리는 '글쎄' 

지난 9월말 21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는 10월 들어 서서히 반등 기지개를 켜더니 12월 들어 2500선 재탈환에 도전하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9월말 저점과 비교하면 13%가량 오른 것이다. 

글로벌 증시를 혼란에 빠뜨렸던 영국의 감세안이 철회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 후 중국을 이탈한 글로벌 기관 자금 일부가 국내 증시로 흘러들어오면서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다. 연말을 앞두고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자 시장에선 자연스럽게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2022년 산타랠리 가능성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는 탓이 크다.

가장 먼저 눈에 밟히는 것은 금리 이슈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4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 자체는 익숙한 재료이나 시장에 일정 부분 부담을 줄 여지는 충분하다. 그런 점에서 12월 FOMC는 산타랠리 가능성을 판단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장기화 양상을 띠면서 글로벌 정세에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최근 격화 조짐을 보이는 중국 내 반정부 시위도 증시에 먹구름을 더한다.

특히 코로나 봉쇄 정책에 반발하며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중국 반정부 시위는 제2의 톈안먼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이번 시위를 공산당 지배체제와 시 주석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간주하고 강력한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차이나 런(글로벌 투자자금의 중국 시장 이탈)에 힘입은 외국인 자금 유입은 증시 반등에 동력을 제공했으나 한편으로는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올 2월 약 211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현재 154조원으로 30%가량 줄어들었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역시 연초 대비 약 13% 조정 받아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의 고·저평가를 판단하는 데 쓰이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최근 외국인 수급 확대를 바탕으로 급상승하면서 조정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게 하나증권의 설명이다.

금투세 이슈 또한 증시 분위기에 영향을 끼칠 변수다. 그간 코스피 기준 1% 이상 또는 10억원 이상 주식 보유자로 정의되는 대주주에게만 부과됐던 양도세는 내년부터 금투세라는 이름으로 주식과 채권, 펀드 등의 5000만원 이상 실현소득에 20%(3억원 초과분 25%)로 부과된다. 금투세 2년 유예가 포함된 소득세법 개정안은 2023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으로 지정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있다.

여야는 오는 9일 정기국회 종료에 앞서 6일까지 조세소위 회의에서 협상을 진행한다. 본회의 전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금투세는 예정대로 내년 첫 거래일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세금 납부 등에 부담을 가진 투자세력들이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 다른 투자처로 옮길 공산이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유예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내년 예상 수익에 대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또는 낮아진 투자 매력에 따른 자금 이동으로 매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이르면 이달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눈여겨볼 만하다. 앞서 확인했듯이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피봇·Pivot)은 수급은 물론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에 크게 기여할 만한 재료다. 단 물가와 경기 상황 변화에 따라 연준의 정책 방향성은 언제든지 바뀔 여지가 있는 만큼 섣부른 기대는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12월 FOMC에 대한 힌트를 제시한 만큼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지만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당분간 연준 정책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할 가능성 크다"면서 "다만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의 주요 수급 주체가 됐던 외국인 자금의 순매수는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점차 완만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몸값 2조' 바이오노트, 기관 수요예측 나선다

지난주 썰렁했던 공모주 시장은 그나마 이번 주에는 약간의 활력이 돈다.

그 선두에는 사실상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마지막 대어라고 볼 수 있는 바이오노트가 있다. 이 회사는 8~9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를 진행한다. 바이오노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조영식 의장이 지난 2003년 창업했다. 

동물용·인체용 진단 시약 사업을 벌이는 바이오노트의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8000~2만2000원, 예상 시가총액은 1조8841억~2조3028억원이다. 당초 지난달을 목표로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지만 일정이 연기됐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동물진단 사업을 통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업인 자람테크놀로지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 1~2일 기관 수요예측을 마치고 8~9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 나선다. 총 공모주식 수는 100만주로, 희망 공모가는 1만8000~2만2000원이다. 이는 당초 희망가 밴드(2만1200~2만6500원)보다 17%가량 낮춘 금액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180억~220억원 규모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들도 몇몇 눈에 띈다. 5일에 대신밸런스스팩14호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비롯해 유안타스팩11호가 5~6일, IBKS스팩21호와 NH스팩27호가 6~7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1세대 애니메이션 기업인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는 6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애초 희망 공모가는 2만1600~2만6700원이었지만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원했던 공모가 하단보다도 20% 낮은 1만7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에 따라 공모 주식수도 기존 175만주에서 140만주로 줄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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