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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보유한도 제한…소각 유도 효과 있을까

  • 2023.06.16(금) 09:00

금융당국, 자사주 보유한도 제한 검토
자사주 10% 이상 보유 상장사 197곳
소각 유인 효과적 vs 매물 출현 우려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법으로 자사주 보유 한도 제한을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제도 도입시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대표 정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소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각 부담으로 시장에 대량 매물이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사진=백지현 기자 jihyun100@bizwatch.co.kr

자사주 보유한도 10% 제한 검토...조정 대상은 197곳 

15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자사주 규제와 관련해 자사주 보유 한도 제한을 검토 중이다. 현행법상으로 배당가능이익 안에서 상장사는 자사주 매입으로 상장주식 100%까지 취득할 수 있는데, 이를 개정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5일 상장법인 자사주 제도 개선 세미나에서 정준혁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책 중 하나로 자사주 강제소각 또는 일정 한도(10%) 내 보유 허용 안을 제시했다. 소각 의무화에 대해 기업들의 재산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보유 한도 제한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같은 제안이 나온 배경은 일부 회사가 자사주를 경영권 확대 수단으로 활용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본래 자사주에 의결권이 없다. 그러나 인적분할을 실시하면 자사주에도 신설법인의 신주가 배정되면서 의결권이 생겨난다. 자사주를 우호세력에 넘겨 의결권을 부활시키기도 한다. 

한국상장사협의회 분석에 따르면 2022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자사주를 보유한 1649개의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보통주 대비 자사주 비율이 10% 이상인 회사는 197곳으로 집계된다. 지분율 상위 순으로는 조광피혁(46.57%), 일성신약(44.25%), 부국증권(42.73%), 텔코웨어(42.01%), 신영증권(36.26%) 등이 있다. 만일 자사주 보유한도 제한을 도입하면 197곳의 상장사들은 자사주 비율을 낮춰야한다.

소각 유도 효과...매물 출회 우려도

시장에선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을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를에서 자사주 관련 정책이 나오면 자사주는 많은데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이 우선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늘리기 위해 자사주 소각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인 상장사 가운데 주목할 종목으로 △일성신약(최대주주 31.61%, 자사주 42.77%) △조광피혁(30.29%, 46.57%) △신영증권(27.68%, 36.20%) △티와이홀딩스(33.30%, 29.79%) △한샘(28.25%, 29.46%) 등을 꼽았다. 

다만 문제는 소각이 부담스러운 기업들은 자사주를 시장에 매각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각대금을 배당금 재원으로 돌려 대주주 지분율을 높이는데 지원하거나 회사 유보자금으로 쓰는 형태다. 다만 이렇게하면 자사주가 풀리는 만큼 유통 물량이 늘어나는 것이어서 주가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재계에서는 자사주 소각 유인 제도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한도를 정해놓으면 자사주 매입을 그 수준까지 취득하는데만 머무를 것"이라며 "소각을 유도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어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공개매수 등으로 적대적 세력이 들어올 때 경영권 경쟁 수단이 많지 않은데, 자사주 소각에 앞서 경영권 보호장치에 대한 논의를 먼저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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