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핵심 자본재 신규 주문이 증가하면서 증시가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자본재는 생산 과정에서 소모되지 않는 기계 등 공장설비를 말하는 것으로 실물경제의 핵심 선행지표로 꼽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28일 발표된 미국의 5월 내구재 주문은 전달 대비 1.7%, 핵심 자본재 주문은 0.7% 상승한 서프라이즈였다"면서 "이 지표는 실물경제 핵심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본재 지표가 증시 바닥 시그널(신호)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 연구원은 "미국 자본재 신규주문이 실물경제 핵심 선행지표 역할을 하며 증시 바닥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자본재 신규 주문 반등이 곧 주식시장 랠리 시기와 일치해 증시 반등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자본재는 기업이 사들여 1년 이상 사용하는 재화(내구재) 가운데 기계, 공장설비와 같이 생산과정에서 소모되지 않는 것으로 반도체, 기계조선, 상사, 운송 등 경기민감주 들이 포함된다"면서 "이 지표는 증시 바닥과도 일치하는데 바닥에서 주식을 매수할 경우 최소 35% 이상의 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조업과 서비스 사이클의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소비는 둔화하고 있지만, 투자수요는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 후 공장 건설이 가속화되고 탈세계화로 설비투자 붐이 글로벌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8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2023년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향후 연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며 매파적 발언을 내놨지만, 이는 증시에 단기 조정 영향만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은 증시 단기조정 전망에 무게를 더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자본재 주문 서프라이즈'는 증시와 자본재 업종에 분명 호재"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기 둔화와 침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최근 확인되는 경제지표들이 이 같은 우려를 낮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6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는 109.7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기대인플레이션도 둔화하고 있어 경기 우려를 경감시킬 수 있고 증시 움직임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직 경기가 어려운 국면이지만 컨퍼런스보드의 선행지표와 활동성지표의 저점 통과가 확인되고 있어 경기 우려는 4분기 들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은 이 같은 환경에서 성장주 비중을 유지하되 경기 방어업종 비중을 줄이고 경기 민감업종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