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일명 '핀플루언서'의 선행매매 혐의가 있는 사건을 2~3건 포착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일반투자자의 매수를 유도한 뒤 차익을 챙기는 인플루언서들을 중대한 시장 교란 행위자로 보고 당국 조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 행사가 열리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핀플루언서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브리핑을 진행했다.
핀플루언서는 '파이낸스'와 '인플루언서'의 합성어로 온라인을 통해 재테크, 금융분야 정보를 전달하는 인플루언서를 뜻한다. 이른바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 이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박 전 이사는 에코프로 등 8종목을 선호종목으로 밝혀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수세를 이끌었다. 이들은 제도권과 다르게 당국의 규제를 받지않은 사각지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부쩍 커졌다.
이 원장은 "최근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명 핀플루언서가 유명세와 영향력을 이용해 특정 상장종목을 추천해 일반투자자의 매수를 유도한 다음 본인들이 보유한 차명 계좌에서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형태로 서민을 기만한 2~3건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유명 핀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일반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실제로 시장에서 흐름을 주도한다는 것에 대해 평가할 건 아니다"라면서도 "적어도 그 기회를 이용해 불법적인 사익을 추구한다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이제 미꾸라지가 물 전체를 흐리는 것으로 엄단해야 하는 시장 교란행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 조사력을 집중하고 경찰 수사기관과 협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핀플루언서 제재가 표현의 자유 침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다양한 여론과 의견이 자유로운 장에서 시장 경제 메카니즘이 작동해야한다는데 공감하고 (금감원이) 시장흐름에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혀 다른 숫자, 사실관계에 입각해 시장불안을 조성한다거나 내지는 범죄까지 이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실수나 오류가 아닌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것은 시장 교란을 줄 수 있어 눈여겨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박순혁 금양 전 이사가 이번에 포착한 핀플루언서에 해당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대상이나 종목에 대해 말하는게 적절치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순혁 전 이사는 투자일임사에서 운용역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
다만, 이 원장은 조만간 조사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사안과 혐의사실을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며 "어느정도 성숙된 상태라서 늦지 않은 시간내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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