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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배상]'증권사 앱'으로 가입한 투자자도 배상 받는다

  • 2024.03.11(월) 16:19

증권사 6곳 검사결과, 불완전판매 사례 적발
투자성향분석 미흡·온라인 가입 유도 등
공통가중 증권사는 3~5%P, 은행의 절반

금융감독당국이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발생에 대비해 분쟁조정안을 공개한 가운데 온라인 채널로 판매한 증권사들도 손실배상 책임을 지게됐다. 

모바일로 테스트하는 투자성향분석이 법상 기준에 미흡하거나, 인터넷이 익숙치 않은 투자자들을 대신해 원격으로 대신 가입해주는 등 불완전판매 사례가 적발되면서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 앱이나 사이트를 통해 가입한 경우 손실배상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배상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다만 증권사들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실 보상 책임을 적게 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가 직접 판매한 홍콩 H지수 ELS 상품은 3조원 어치로 은행에 비해 적은데다, 비대면 가입시 배상비율에 반영되는 가산포인트가 낮게 설정된 까닭이다.

'원격으로 대신 가입'…증권사도 불완전판매 사례 확인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홍콩 H지수 기초 ELS 판매잔액은 총 18조8000억원이며, 이중 증권사에서 판매한 금액은 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에게 쏠린 금액은 2조9000억원으로 대부분 개인에게 판매됐다. 

이번 금감원 검사 결과, 증권사들도 불완전판매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ELS를 신탁으로 판매한 은행들과는 달리 증권사는 주로 모바일 앱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해 손실 배상 책임이 작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금감원이 한국투자, 미래에셋, 삼성, KB, NH투자, 신한투자증권 등 6곳을 대상으로 현장 검사와 민원조사를 실시한 결과 위법이 적발됐다. 

우선 판매시스템에서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설명서 교부의무를 철저히 준수해야 함에도 해당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금감원이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A증권사는 투자자성향 분석시 '재산상황'에 대한 확인을 누락했다. B증권사는 원금보존을 희망하는 투자자에게도 자산규모, 소득수준 등 다른 항목 평가결과에 의해 ELS 가입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개별 판매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사례가 드러났다. C증권사는 70대 투자자의 컴퓨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으로 접속하는 방식으로 대신 가입절차를 진행했다. D증권사는 방문가입을 원하는 70대 투자자에게 온라인 가입을 유도했다. 

증권사의 손실 배상 규모는 이번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위반사항이 판매사별‧기간별로 상이하고, 현재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은행 대비 손실 책임 적어

한편, 금감원이 제시한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르면 증권사는 은행에 비해서는 손실 책임 부담을 적게 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손실배상비율 책정에서 적합성(금융소비자의 재산상황, 금융상품 관련 경험에 비추어 부적합한 상품 권유 금지),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을 위반했는지에 따라 기본배상비율이 20~40%로 정해진다. 

증권사들은 은행과 달리 모든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일괄 지적사항이 발견된 곳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개별 투자자에 대한 판매원칙 위반이 확인되는 사례에 따라 기본배상비율이 20~40% 적용될 방침이다. 일부 증권사에만 특정기간에 한해 일괄 지적사항이 확인됐다.

아울러 판매사들에 공통으로 가중되는 '내부통제부실' 요인 항목을 살펴보면, 은행은 5%포인트(비대면), 10%포인트(대면)가 가산되는 반면 증권사는 이보다 낮은 3%포인트(비대면), 5%포인트(대면)로 책정됐다. 증권사가 87.3%를 온라인으로 판매한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3%포인트 내외를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은행과 증권사 간 차이에 대해 "증권사는 증권신고서상 신고된 내용대로 그대로 판매했고, 은행은 신고서를 개별적인 자산운용설명서로 반영해 고객에 전달했다"며 "은행의 자산운용설명서에서 상당부분 손실 위험을 축소한 부분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범준 금감원 소비자보호 부원장보는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기본적으로 배상을 하려면 불완전판매가 먼저 있어야 하고, 불완전판매는 적합성,설명의무, 부당권유 전제가 깔려야 한다"며 "3가지 위반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사는 은행에 비해 높은 비율을 적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온라인채널을 통해 가입했더라도 내부통제부실 요인(공통가중)이 5%포인트로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2월 투자자 E씨는 증권사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해 ELS 상품을 추전받았다. 그러나 판매직원이 모바일 앱을 통해 가입하도록 권유받았고, 결국 E씨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상품을 가입했다. 그리고 올해 2월 중 손실이 확정됐다. 이 경우엔 사실상 대면으로 가입했다고 간주돼 내부통제부실에서 5%포인트가 적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제로 대면으로 가입을 권유를 받고 온라인으로 가입한 사례가 있다"며 "자본시장법상 오프라인 판매시 녹취가 의무이기 때문에 위법 발생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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