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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나서는 HD현대마린 "고평가 논란? 프리미엄 더 받아야"

  • 2024.04.15(월) 14:11

5월 상장목표…25~26일 공모주 청약 예정
구주매출 절반…상장후 추가 엑시트 가능성
PER 31.5배 적용…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성장성 비해 프리미엄 못 받았다" 강조도

HD현대그룹 계열사이자 선박의 수리·관리 등 사후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HMS)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올해 초대형 기업공개(IPO) 종목으로 꼽히는 만큼 회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다만 상장공모주 모집수량의 절반이 구주매출(비상장사 시절 기존 주주가 가지고 있던 지분을 파는 행위)이라는 점, 상장 후에도 2대주주의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비교대상기업의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한 공모가 산정 과정도 따져봐야 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도전 및 상장 후 미래 사업계획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는 "사업 고도화와 우수 인력 유치를 통해 단시간 내 회사 기틀을 확립, 설립 후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며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해양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선박 에프터서비스 전문…HD현대가 모회사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사후서비스(After Service) 전문기업이다. 지분 62%를 가지고 있는 모회사 HD현대(최대주주 정몽준) 등이 만드는 선박의 생애주기 전반에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곳이다. 선박엔진의 유지‧보수‧관리 서비스 및 선박의 친환경개조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본래 사명은 HD현대글로벌서비스였지만 지난해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이름을 바꿨다. 2017년 현대중공업의 조선‧엔진‧전기전자 AS사업부문을 양수해 현물출자로 설립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현대힘스의 벙커링 사업 양수, 현대중공업의 선박제어사업 양수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선박 사후서비스로 인해 발생하는 매출이 100%다. 지난해 기준 사후서비스 관련 매출액은 1조 4305억원을 기록했다. 내수시장보단 수출로 벌어들이는 금액(전체 매출액의 70%)이 더 많다.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1856억원, 당기순이익은 1435억원을 기록했다. 꾸준히 순이익을 내는 회사인 만큼 재무적 안전성은 탄탄한 곳이다. 

다만 수출비중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높고 선박사업이 세계 교역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HD현대마린솔루션의 사업 역시 글로벌 경제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회사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교역환경은 지난해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및 코로나19로 등으로 인한 잔존 영향이 남아 있는 만큼 당사 영업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HD현대 관련 매출액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63.7%를 차지하는 부분도 개선 과제다. 모회사 의존도가 높은 만큼 HD현재의 조선‧해양 관련 수주 등에 차질이 발생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의 실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모주 수량 890만주…절반이 구주매출

기존 HD현대마린솔루션의 총 발행주식수는 4000만주다. 이번 상장을 통해 회사는 총 890만주의 공모주를 팔 예정이다. 다만 공모주 수량의 절반이 구주매출, 즉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내다파는 것이다. 

지난 2021년 HD현대는 자사가 보유한 HD현대마린솔루션(당시 사명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38%를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설립한 펀드(GLOBAL VESSEL SOLUTIONS, L.P.)에 넘겼다. 사모펀드는 이를 통해 HD현대마린솔루션 주식 1520만주(지분율 38%)를 확보했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미국 사모펀드는 보유 수량의 30%(445만주)를 구주매출로 팔아 투자금 일부를 회수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식시장 입성 및 상장 후 포부를 밝혔다./사진=김보라 기자

미국 사모펀드가 구주매출로 팔고 남은 물량 1075만주(상장후 지분율 24.2%로 2대주주)는 상장후 6개월간 보호예수(일정 기간 팔지 않고 묶어 두는 물량)에 들어간다. 말 그대로 6개월까지 팔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그 이후엔 얼마든지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이기동 사장은 "향후 물량 매각에 대해 KKR과 논의한 부분은 없다"면서도 "저희가 고배당 성향이라 지분을 내놓을 이유는 없고 만약 물량을 내놓더라도 시장에 충격이 가지 않는 선에서 KKR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서 매끄럽게 엑시트할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장공모 물량의 절반이 구주매출이기 때문에 HD현대마린솔루션이 손에 쥐는 공모자금도 전체 액수(7423억원)의 절반인 3711억원(희망공모가 상단 기준)에 불과하다. 회사 측은 이 자금을 물류센터 구축, 다른 회사의 선박 AS사업부 인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사장은 "중소형사 인수 등에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는 지난 2022년 정관을 개정하며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근거를 만들었다. 해당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은 올해 12월 25일부터 행사가 가능하다. 전체 수량은 42만190주로 1주당 행사가격은 5만원이다. 희망공모가 상단(8만3400원)보다 3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이기동 사장도 8500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보유하고 있다. 올 연말에는 주식매수선택권의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공모가 고평가? 성장성 보면 프리미엄 더 받아야해"

투자자들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희망공모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회사와 주관사인 KB증권 등은 주가수익비율(PER)방식으로 희망공모가를 계산했다. 회사 주식 1주가 주당순이익의 몇배가 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PER이 낮으면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보다 주가가 저평가 받고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PER이 높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 받고 있다는 뜻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한국조선해양 △스웨덴 기업 알파라발(ALFA LAVAL AB) △노르웨이 기업 콩스버그(KONGSBERG GRUPPEN ASA) △유럽 기업 바르질라(WARTSILA OYJ ABP) 4개사를 비교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 

스웨덴 기업 알파라발은 지난해 8128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노르웨이 기업 콩스버그는 4647억원, 유럽 기업 바르질라는 37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비교대상 기업 중 하나인 HD현대조선해양은 지난해 221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선박을 직접 제조하는 HD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HD현대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계열사 관계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비교대상 4개 기업의 평균 PER은 31.5배가 나왔다. HD한국조선해양과 노르웨이 콩스버그 등의 PER배수가 30을 넘어가면서 평균 PER 배수도 올라갔다. 회사는 21.4%~30.9%의 할인율을 적용해 최종적으로 7만3300원~8만3400원의 희망공모가를 제시했다.

15일 오전 기준 코스피시장 평균 PER(19.71배), 코스피 제조업 평균 PER(25.12배)과 비교해도 HD현대마린솔루션이 적용한 비교대상 기업 평균 PER 31.5배는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희망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에 달한다. 

다만 김정혁 HD현대마린솔루션 상무는 "홍콩, 싱가폴, 미국 등 해외투자자들과 만나면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질문이 나온 곳은 한 두군데에 불과했다"며 "해외투자자들은 현재 기업가치에 대해 국내에서처럼 논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 소속 성기종 상무는 "회사의 고성장, 고수익, 높은 안정성 등을 놓고 봤을 때 경쟁 우위를 따지자면 지금보다 (공모가)프리미엄을 더 받아야 한다"며 "정확한 비교 분석없이 공모가가 높다고만 얘기하는 건 좀 더 분석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HD현대마린솔루션의 대표주관사는 KB증권, UBS서울지점, JP모간 서울지점이다. 공동 주관회사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인수회사는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이 참여했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UBS‧JP모간 서울지점을 제외한 KB증권 등 국내증권사 5곳에서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다.  

최종 공모가는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하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24일 확정할 예정이다. 상장일은 5월 9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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