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국내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올해 금융시장 전망 설문을 조사한 결과, 자산가들은 올해 시장이 '오리무중(5리나 되는 안개 속,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금융 환경)'과 '교토삼굴(교활한 토끼의 3가지 굴, 다양한 대안을 준비해야 하는 금융 환경)'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자산 30억원 이상 SNI(Success & Investment) 고객 341명을 대상으로 '2025년 주식 시황 전망 및 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자산가들은 새해 금융시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오리무중'과 '교토삼굴'을 각각 30%씩 선택했다. 이외에도 '전전긍긍(두려움이나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 14.1%, '고진감래(일시적인 손실이나 어려움을 견디고 버티면 결국 수익을 얻을 수 있음)' 12.8% 등 대부분의 응답자가 새해 금융시장이 녹록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사자성어를 통해 바라본 고액 자산가들의 내년 주식 시장 기대감은 2024년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거안사위', '다다익선', '상전벽해' 등을 선택해 긍정적인 시장을 전망한 응답자가 77%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그 비율이 50%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새해 코스피의 연말 지수 상승률을 물어보는 질문에도 작년에는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 응답자가 약 80%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51% 수준에 그쳤다. 응답자들이 선택한 2025년 코스피 지수의 평균 등락률은 약 5.2%로 나왔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도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각각 11.3%, 11.7%의 상승을 기대해 여전히 미국 주식 투자에 관해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두 지수 모두 응답자의 80% 이상이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중 30% 이상 초과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자도 각각 5.3%와 3.5%나 나왔다.
새해 들어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비율은 44.9%로 지난해(62.5%)보다 크게 줄었다.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자 하는 응답자들이 투자를 희망하는 국가로는 앞서 긍정적으로 전망한 미국(47.8%)이 우리나라(40.6%)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47.3%, 미국이 39.5%였으나 2024년 시장 흐름 및 트럼프 미국 대선 승리 이후 선호 국가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시기 및 최적의 매수 시기를 물어보는 질문에는 2025년 2분기라는 의견이 38.5%로 가장 높았고, 3분기도 30.4%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2025년 1분기와 4분기를 선택한 비율은 각각 20.5%와 10.6%에 그쳤다. 2025년 1월 트럼프 취임 등 큰 행사 이후 본격적으로 2~3분기에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삼성증권은 이러한 불확실성 높은 금융환경에 대비해 2025년을 준비하는 유망 자산과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도 각각 세 가지씩 언급했다.
회사는 세 가지 유망 자산 중 첫 번째로 미국 국채를 꼽았다. 트럼프 당선 및 매파적이었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높아진 금리 수준으로 캐리 수익이 매력적 레벨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예상치 못한 경기 위축시 금리 하락으로 자본 차익도 가능한 점을 감안할 때, 지금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시기로 본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 주식형 랩으로 글로벌 주식시장 내 최고의 대안인 미국에 투자하되, 검증된 매니저의 간접투자 능력을 활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국내 롱숏 펀드를 짚었다. 최근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부진한 내수, 하락 전환하는 수출로 낙폭이 과대한 상황인데 이러한 변동성 확대, 업종 차별화 구간에 롱숏 펀드를 활용해 알파 수익 창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 증시에 있어 기업 이익의 상향 조정, 상대적·절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트럼프 공약 중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되는 부분을 언급하며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새해에는 트럼프 집권 2기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정세, 전 세계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의 금리 변화 등으로 투자자들이 느끼는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소폭 확대됐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선호가 내년에도 여전히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 주식 시장도 교토삼굴처럼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측면에서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