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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전문' 이지스자산운용의 주식 투자법은

  • 2025.02.26(수) 10:00

장지영 이지스자산운용 증권부문 대표 인터뷰
유연한 현금비중 조절로 기존 펀드와 차별화
상장후 급락 새내기주 겨냥 포스트IPO펀드 준비
올해 신흥국 시장 주목·국내증시는 불확실성 여전

대체투자 특화 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증권 부문을 설립한 지 햇수로 3년이 흘렀다. 증권 부문을 만든 이후 기관투자자를 겨냥해 리츠 펀드, 코스닥벤처펀드, 멀티에셋펀드를 연달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 사이 두 개의 펀드는 벌써 목표수익률을 달성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분배했다. 지난해에는 회사가 최초로 글로벌 주식을 편입한 멀티에셋펀드는 27%의 수익률을 달성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형 운용사 펀드와 비슷한 위험을 부담하면서도, 신선한 투자전략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후발주자 이지스자산운용의 차별화 포인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증권부문을 이끌고 있는 장지영 부문 대표는 올해 상장한 새내기주를 겨냥한 이른바 '포스트IPO' 펀드와 부동산 실물자산을 활용한 펀드 등 다채로운 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장지영 이지스자산운용 증권부문 대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동일 리스크·더 많은 수익률로 대형사와 차별화"

장지영 증권부문 대표는 비즈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을 충분히 확보한 대형 운용사들과 다르게 새롭게 개척할 수 있는 영역이 없을지 늘 고민한다"며 "종합자산운용사와 리스크는 동일하되 수익은 더 많이 갖다 줄 수 있는 전략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장지영 대표는 1998년 BNK투자증권에 입사해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우정사업본부 채권투자 담당을 거쳐 국내증시의 대표 '큰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9년간 채권운용을 맡았다. 해외채권팀장까지 지낸 그는 2016년 다시 여의도로 돌아와 한화자산운용에서 한화생명 해외채권운용을 맡음과 동시에 글로벌채권본부장을 지냈다. 

전통자산 전문가로 커리어를 쌓아온 장 대표는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증권' 사업부로 온 계기에 대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재직 당시를 언급하며 "2006년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비중이 하나도 없을 당시 해외투자팀에서 1년간 해외자산 리서치만 했다"며 "마침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매수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땐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별로 운용역이 한 명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20명까지 늘어난 걸로 안다"며 "그런 길을 다시 걸어보려고 오게됐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증권부문은 △리츠에 집중된 펀드를 운용하는 대체증권투자파트 △혼합형 펀드를 운용하는 멀티에셋투자파트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는 채권투자파트 △펀드 레이징과 위탁운용 펀드를 관리하는 상품솔루션파트로 나뉜다.

부동산 펀드에 강점이 있는 만큼 세 파트 가운데 대체증권투자파트는 순자산(AUM) 규모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국내 상장리츠 투자 조직 가운데 가장 큰 운용 규모를 자랑한다. 해당 파트가 운용하는 상장리츠 자산은 약 9000억원에 달한다. 

장 대표는 "리츠 펀드는 향후 목표전환형으로 바꿔 리츠+채권 혼합형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다양한 스타일을 구사하는 건 멀티에셋투자파트다. 전통자산인 주식, 채권을 비롯해 상장리츠, 비상장기업, 부동산 등을 가리지 않고 투자군으로 삼는다. 

멀티에셋 1호 펀드인 코어멀티에셋EMP1호는 국내외 주식, 채권, 원자재, 외환, 부동산 관련 ETF를 50%이상 담고 있다. 이 펀드는 2023년 2월 연 수익률 7~8%를 목표로 설정해 누적 수익률 27%를 기록 중이다. 헤지펀드 스타일로 운영하지만 보통 헤지펀드와 다르게 숏(매도) 포지션 비중이 낮은 점이 특징이다. 대신 현금으로 유동성을 조절한다.

장 대표는 "이 펀드는 벤치마크(BM)를 따로 두고 있지 않는다"며 "기관들은 현금비중을 무조건 작게 가져가려 하지만 우리는 수익자의 성향에 맞춰 현금 비중을 자유롭게 두고 유동성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말 시장이 좋지 않을 때도 버틸 수 있었던 건 현금비중을 높게 둔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벤처펀드에서도 좋은 성과를 시현했다. 비상장 기업 및 코넥스기업의 발행 신주를 담은 이지스코스닥벤처1호는 2022년 9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 33%를 기록하고 있으며, 공모주 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이지스공모주1호는 같은 해 12월 설정된 수익률 48%를 기록 중이다. 

리츠와 인프라펀드에 투자하는 인컴형 펀드도 5호까지 출시하며 높은 인기를 보인다. 1호는 18%의 목표수익률을 달성해 청산했고, 4호 역시 13%의 목표수익률을 달성해 수익금을 배분했다.새내기주 투자하는 포스트IPO…STO 활용 펀드도 구상

이지스자산운용은 올해 국내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스타일을 구상 중이다. 우선 저평가된 새내기 주식에 투자하는 전략을 활용한 포스트 IPO펀드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일반적인 공모주펀드는 수요예측 단계에서 받아온 공모주에 투자한다. 그러나 이지스운용이 준비 중인 포스트 IPO펀드는 이미 상장한 저평가 주식을 투자대상으로 삼는다. 말 그대로 상장 후(포스트 IPO) 주가가 떨어진 종목을 싸게 담아 주가가 올랐을 때 매도하는 전략이다. 회사는 10%의 목표수익률을 추구하는 목표전환형 펀드로 구상하고 있다.

장 대표는 "기대감이 사그라들어 바닥을 깔고있는 종목 중에서 정량분석을 해보고 괜찮은 기업에 투자하는 컨셉"이라며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연 10%의 수익률을 찍었고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부문과의 협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이지스운용은 조각투자업체 비브릭과 함께 부산 비스퀘어타워를 담은 펀드를 운용한 바있다.

장 대표는 "최근 워크숍 때도 '토큰증권(ST)으로 부동산 부문과 협업할 수 있지 않을까'란 질문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과 채권은 종가가 나오고 시가가 나오며 하루 단위로 가치평가를 하지만 부동산은 엑시트를 하거나, 디폴트가 나기 전까지 가치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유럽의 부동산은 전부 증권화돼있는 반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큰 자산이 묶여버린다"며 "한국 부동산도 유동성있는 시장으로 끌고갈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맹추격 주목…국내증시는 신뢰회복 먼저"

장 대표는 올해 중국과 신흥국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개별기업인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땐 중국이 맹추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기술주를 담고 있는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들어 18% 뛰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빅테크를 모아둔 나스닥100지수는 1.7% 오르는데 그쳤다. 

장 대표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증시에 집중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우선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다. 지난해 매그니피센트7(M7)을 비롯해 AI와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미국 기술주는 주가 고공행진을 펼쳤다. 중간중간 '비싸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이젠 주가 상승 탄력을 압박할 정도로 가격이 과하게 올랐다는 평가다. 

두 번째는 미국의 영향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관세 전쟁으로 미국에서 중국수입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나올 대중 관세정책으로 중국이 받는 타격이 예상보다 약할 것이란 관측이다. 

장 대표는 "트럼프 2기는 지정학적 요인이 경제적 요인을 압도하고 있다"며 "패권이 이동하기 전 여러 가지 징후들이 포착될 것으로 주목된다"고 예고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지 3년이 넘었지만 러시아가 버티고 있고, 중국이 AI 등 기술에서 맹렬히 추격중"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는 달러 가치의 하락 가능성이다. 국제 원자재 및 선물 조사기관(CRB)이 산출하는 CRB지수는 밀, 옥수수, 커피 등 식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연초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장 대표는 "2002~2008년 유가가 20달러 초반에서 100달러까지 오르는 동안 브라질 주식이 18배 상승했다"며 "달러가 약세가 되면 금, 석유 등 원자재가격이 오를 것이고 그동안 억눌려온 신흥국증시가 다시 한번 살아날 기회"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장'은 예외라고 짚었다. 대통령 탄핵 이슈가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무디스나 S&P가 신흥국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정치적 안정성에 배점을 높게 둔다"며 "만일 대선국면에 들어가서 정치적 불안정성이 계속될 경우 등급전망을 바꿀 수 있고, 이 경우 금리가 한번 더 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물론 수출 경쟁국인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가치도 같이 봐야한다"며 "다같이 통화가 약해지면 원화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증시에는 정치적 불확실성 외에도 투자자의 신뢰 붕괴가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국내 주식시장의 가장 큰 장애물은 기업이 IR에서 제대로 정보를 공개 안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그룹 위주로 돼 있다 보니 오너들이 보유 지분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을 하지, 일반 주주들을 위해서는 주주가치 제고 활동을 하지 않는다"며 "대주주 마음대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거나 합병하는 사례가 빈번한데, 외국인과 기관입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게돼 신뢰를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당국의 규제 완화도 뒷받침돼야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은행 건전성기준인 바젤Ⅲ에 따라 은행이 주식을 매입했을 경우 위험가중치가 250%이기 때문에 그만큼 충당금을 쌓아야한다. 밸류업 주식을 사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려면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낮춰눠야 한다는 얘기다. 장 대표는 "보험사와 은행이 국내증시에서 차지하는 자금 비중이 10%도 안된다"며 "당국에서 풀어주지 못하면 투자도 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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