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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이번엔 '현물출자' 카드 놓고 법리 공방

  • 2025.03.10(월) 11:12

고려아연 "영풍, 중요자산 주주총회 의결 없이 넘겨 위법"
영풍 "고려아연 지분 영업자산 아닌 투자자산…문제 없어"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을 유한회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의결권 보호에 나선 가운데 고려아연이 주주총회 의결없이 핵심 자산을 이전한 것은 위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은 투자자산이므로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고려아연은 지난 7일 "영풍이 총자산의 70.52%, 자기자본 대비 91.68%에 달하는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을 주주총회 의결 없이 현물출자한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영풍이 유한회사 와이피씨(YPC Limited)를 설립해 고려아연 주식 전량(526만2450주, 25.42%)을 현물 출자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1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정밀 및 최윤범 회장의 친인척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3%를 호주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넘겨 상호출자 구조를 형성한 뒤,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적용해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막았다.

이에 영풍은 SMC가 호주법상 'PTY LTD' 형태로 주식회사가 아니라 유한회사에 가까우므로 상호주 의결권 제한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은 이를 인정했다. 법원은 고려아연이 의결권 제한 근거로 주장한 상법 제369조 제3항이 '주식회사' 간의 상호출자만을 규제하는 조항이므로 유한회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의 판단을 달리 해석하면, 고려아연이 유한회사 SMC가 아닌 주식회사 형태를 가진 해외의 다른 자회사에 영풍 지분을 또다시 넘긴다면, 재차 상호주 의결권 제한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영풍·MBK는 의결권 제한을 받지 않는 새로운 '유한회사'를 직접 설립해 고려아연 지분을 이전함으로써 의결권 행사에 제약이 걸리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영풍의 조치에 대해 고려아연은 중요한 자산을 양도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하는데 주총없이 결정한 것은 위법이라 지적한 것이다. 고려아연은 상법 제374조(회사는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 행위를 할 때에는 제434조에 따른 결의가 있어야 한다)를 근거로 제시했다.

또 고려아연은 영풍 석포제련소가 58일간의 조업정지에 더해 10일간의 조업정지를 추가해 실시하는 등 생존의 위기에 몰리며 본업인 제련업 경쟁력이 크게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려아연 지분은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며, 고려아연의 배당은 유일하게 돈을 버는 핵심 재원인데 주주들의 동의 없이 이전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상법 규정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 반박했다. 상법 제374조에 해당하려면 회사의 영업 구조의 변경이 있어야 하는데, 영풍은 기존 제련 사업 등 본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고려아연 주식은 영업 자산이 아닌 투자자산이어서 처분에 특별결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계열회사 간 주식양수도는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신고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사항이라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래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상반된 주장과 관련, 한 상법 전문 변호사는 "영풍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자산을 주주총회 결의 없이 넘어가도 되는지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가능한 주장이라 생각한다"라며 "다만 법원이 되도록 상법의 형식 논리를 많이 보고 있는데 형식적으로는 고려아연 지분이 영업과 무관해 법적으로 위반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풍은 현물출자 계획과 함께 자사주 전량(6.6%) 소각과 10대 1 액면분할(5000원→500원)을 진행하는 주주환원정책도 발표했다. 주주 동의 없이 핵심 자산을 이전한 데 대한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영풍을 상대로 주주행동주의에 나서고 있는 머스트자산운용은 주주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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