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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장외거래소 2곳 예비인가…'기술탈취 의혹' NXT는 조건부

  • 2026.02.13(금) 15:38

논란 끝 예비인가…NXT 조건부·루센트블록 제외
공정위 행정조사 개시 시 NXT 본인가 심사 중단

/그래픽=비즈워치

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를 2곳만 인가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인가 대상은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 'KDX'와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 컨소시엄 'NXT'다. 공정성 논란을 제기했던 루센트블록은 제외됐다.

다만 NXT 컨소시엄은 조건부 예비인가다. 루센트블록이 제기한 기술탈취 문제와 관련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조사가 개시될 경우 본인가 심사가 중단된다.

조각투자는 음원, 부동산, 항공기엔진 등 기초자산을 쪼개어 소액·분산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는 플랫폼을 통해 소액으로 자산에 참여하고 향후 매각 차익이나 수익을 공유한다. 

논란 끝 2곳 승인, 금융위 "심사숙고"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에서 '조각투자 장외유통플랫폼 예비인가 심사' 안건을 의결하고 평가점수가 높은 KDX와 NXT 컨소시엄에 대해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당초 금융위는 지난달 7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을 예비인가 심사 대상으로 사실상 내정했다.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후보 가운데 한 곳인 루센트블록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심사 절차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법정 의무인 공정거래위원회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까지 더해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관련 사안을 언급하면서 이슈는 정치권으로 번졌다.

통상 증선위를 통과한 안건은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큰 이견 없이 확정된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안건 상정이 연이어 미뤄지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금융당국이 공정성 논란과 절차적 쟁점을 정리한 뒤 최종 의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정례회의 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증선위 의결 이후 금융위 안건 소위원회를 두 차례 열어 그간의 진행 경과와 판단 기준, 판단 근거를 다시 점검했다"며 "혹시라도 놓친 부분이 없는지 전반적으로 재확인하는 심사 숙고의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점수 차이 커…자본·사업계획·지배구조 종합평가

금융위가 공개한 이번 심사의 외부평가위원회 점수는 △NXT 750점 △KDX 725점 △루센트블록 653점으로 집계됐다. 루센트블록은 NXT와 97점, KDX와 72점 차이를 보였다. 주요 점수차이는 자기자본, 사업계획, 이해상충 방지체계 요건에서 나타났다.

먼저 자기자본은 규모, 조달방안의 현실성 및 적정성, 비상자금조달계획의 현실성 및 적정성을 평가하는데 KDX가 가장 높게 평가됐다. 반면 루센트블록의 경우 "자기자본이 타사 대비 현저히 낮고 출자금 조달방안 및 비상자금 조달계획의 실현가능성이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판단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업계획에서도 차이가 컸다. 루센트블록은 "기존 혁신사업자로 유통플랫폼 운영 경험은 있으나 장외거래소 운영에 대한 장기 전략이 미흡하고 금융회사로서의 내부규정이 미흡하며 법령 이해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해상충 방지체계와 관련해서도 루센트블록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51%로 사실상 개인 대주주 중심 구조라는 점이 지적됐다. 장외거래소 지배구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루센트블록이 제기한 NXT의 기술탈취 의혹에 대해서도 외부평가위원회는 "평가에 반영할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며, 현재까지 형사 고소·고발이 진행된 바 없고 업무 협력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기술 탈취 등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NXT, 공정위 조사 땐 본인가 중단

다만 금융위는 루센트블록의 기술탈취 관련 공정위 신고 등을 감안해 NXT컨소시엄에 대한 인가는 조건부 예비인가로 승인했다. 공정거래법상 공정위 행정조사가 개시되는 경우 본인가 심사절차가 중단되는 조건이다.

고 과장은 "자본시장법 인가요건상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이 확정되면 결격된다"며 "확정되지 않더라도 강제수사·행정조사 개시 등 결격 가능성이 명백·중대하면 예비인가 이후 본인가 절차도 중단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명하게 공개된 인가 운영방안과 심사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심사절차가 진행된 만큼, 이를 신뢰한 신청자들 간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특혜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는 '공개된 방침에 따른 처리'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에 기인한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금융위는 심사기준이 스타트업에 불리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심사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인가 참여 희망 회사들과 실무 간담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설명회를 통해 기준을 사전에 공개했다는 입장이다. 또 스타트업을 위한 3대 우대조치도 심사기준에 반영했다.

고 과장은 "자기자본 평가 시 벤처캐피털 투자금을 자기자본으로 인정했고 규제 샌드박스 사업자에게는 '신속한 서비스 개시 역량' 항목에서 최대 50점의 가점을 부여했다"며 "신설 컨소시엄 외에 스타트업이 단독으로 참여하는 경우에도 컨소시엄 가점 최대 50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가 기존 샌드박스의 제한적이고 한시적인 유통채널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발행인과 거래상품이 제한되지 않는 전면적인 '시장'으로 확대되는 만큼 대규모 실시간 거래 처리 역량 이해상충 관리 인력과 물적시설 등 시장 운영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인가요건을 스타트업에 달리 적용할 경우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6개월 내 본인가…루센트블록은 발행 인가 선택 가능

예비인가를 받은 NXT컨소시엄과 KDX는 6개월 이내에 예비인가의 내용 및 조건을 이행한 후 '금융산업구조개선법'상 출자승인 및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본인가가 최종 승인되면 영업을 개시하게 된다. 

다만 NXT컨소시엄의 경우 공정위 행정조사가 개시되는 경우 예비인가에 부과된 조건에 따라 본인가 심사가 중단된다. 행정조사가 장기화되거나 결격사유가 확정되면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인가 정책을 재논의할 계획이다. 심사 재개 여부는 6개월마다 판단된다.

루센트블록은 발행 라이센스 신청 여부에 따라 향후 경로가 달라질 예정이다. 루센트블록이 발행 인가를 신청하면 샌드박스 사업자 지위를 유지한 채 일정 기간 기존 영업을 지속할 수 있다. 현재 루센트블록을 포함해 6개 샌드박스 사업자가 발행 인가를 신청해 심사를 받고 있다.

다만 장외거래소가 본인가를 받아 영업을 개시하면 유통 기능은 인가된 거래소로 이전해야 한다. 발행은 개별 사업자가 담당하고 유통은 장외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루센트블록이 발행 인가를 신청하지 않거나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에는 지난해 5월 금융위에 제출한 자체 처리계획에 따라 조각투자 증권은 하나증권이 관리한다. 기초자산인 부동산은 하나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등이 맡는다. 신탁사는 계약에 따라 수익자 총회를 통해 자산을 관리하거나 매각해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할 예정이다.

향후 루센트블록이 이의 신청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루센트블록은 이번 예비인가 결정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이의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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