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도 다른 통신사와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할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놨다. LG유플러스와 KT에 이어 SKT마저 망내외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 상품을 도입한 것이다. 통신 3사 모두 통화 빗장을 풀면서 국내 통신시장은 미국처럼 음성통화보다 데이터 통신 위주의 요금제로 전환될 조짐이다.
◇ SKT "최소 월 5만원으로 음성통화 무제한"
SKT는 30일 자사 가입자끼리 무제한으로 음성통화할 수 있는 요금제를 타사 가입자 및 유무선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T끼리 요금제 75(월정액 7만5000원)ㆍ85(8만5000원)ㆍ100(10만원)’ 가입자는 이날부터 별도의 신청 없이 SKT는 물론 LG유플러스와 KT 가입자와 무제한 음성통화가 가능하다. 85ㆍ100 요금제는 무선뿐만 아니라 유선(인터넷 전화 포함) 전화까지도 통신사 관계없이 무제한 통화를 할 수 있다. 한달에 최소 7만5000원 정도면 음성통화를 무제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요금제별로 제공되는 약정할인을 받으면 요금 부담이 한결 줄어든다. 75요금제의 경우 24개월 약정할인 1만8750원을 적용하면 요금이 월 5만6250원(VAT 별도)으로 떨어진다. SK텔레콤은 이보다 1만원 가량 저렴한 65요금제에도 4000원을 추가하면 망내외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인가 절차가 진행 중인데 승인될 경우 더욱 저렴한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가 탄생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요금 혜택이 경쟁사보다 파격적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사의 망내외 무제한 상품이 기존 요금제에 비해 월정액을 2000~7000원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자사 요금제는 추가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 통신사들, 음성통화보다 고수익 데이터통신에 주력
원래 '무제한' 요금제 불씨를 피운 것은 SKT다. SKT는 지난 3월 자사 가입자들끼리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꺼내들며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이 요금제는 출시 1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SKT가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LG유플러스와 KT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들 역시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로 맞불을 놨다. LG유플러스와 KT는 자사 뿐만 아니라 타사 가입자와도 무제한 음성통화라는 초강수까지 들고 나왔다. 이러자 SKT 역시 '망외'로 무제한 서비스를 확대하며 동참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경쟁사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기 보다 SKT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무제한 요금제를 시작한 이후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일부에서 망외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요구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T 마저 대세를 따르면서 국내 통신 3사 모두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갖추게 됐다. 어느 통신사를 이용하던 음성통화는 통화량에 제한없이 무한정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 통신사들은 음성통화보다 수익이 높은 데이터 통신에 공을 들일 전망이 나온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사들이 음성통화를 배제하고 데이터 통신에 집중하는 요금제를 새로 내놓을 것"이라며 "국내 통신사들의 요금제 방향은 미국 통신사들처럼 데이터 통신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