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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춰야 UP된다]②약발 안받는 보조금 규제

  • 2013.09.27(금) 09:39

일각 보조금한도 상향의견..부작용 적잖아
'차등지급 금지' 등 골자 '조해진 법' 관심

직장인 한모씨는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S3 중고폰을 27만원에 구입했다. 중고폰이긴 하지만 정상가의 3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인데다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판단했다. 애플의 리퍼폰 또한 사실상 중고폰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이후 한씨는 SK텔레콤의 월 3만5000원 짜리 요금제에 가입하고 T끼리 가족할인으로 50%를 할인받아, 스마트폰을 쓰면서도 매월 이동통신 요금으로 1만7500원만 낸다. 한씨는 가입 요금제가 부여한 망외 통화한도 80분이나 데이터 용량 550MB이 적은 편이지만, 망내 무제한 통화를 최대한 활용하고 집이나 지하철 이동중에는 와이파이(WiFi)를 최대한 사용하고 있다. 또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무료 리필쿠폰을 이용한다.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높아진 통신비를 걱정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한씨와 같은 알뜰족이 있는가 하면, 개인간 사용패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최신폰을 찾거나 높은 요금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많은게 현실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27만원으로 묶여 있는 통신사 보조금 한도를 현실에 맞게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조금 규제를 넘어선 불법 보조금이 난무하는 만큼 보조금 규제 상한선을 올리면 불법 보조금이 줄어들 것 아니냐는 얘기다.

 

◇보조금 올리면 나아질까

 

현재 정부가 설정한 통신사 보조금 한도는 27만원이다. 이는 지난 2009년 구(舊)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3사의 영업보고서를 근거로 산출한 수치다. 당시 통신3사는 보조금 한도를 지키겠노라 다짐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보조금 규제는 무너지고 말았다. 지난 7월에는 통신3사가 불법 보조금 영업을 계속하다 700억원에 육박하는 과징금을 물었고, KT는 1주일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때문에 보조금 한도를 올린다고 규제가 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범법 기준을 높여 불법행위 수를 줄여보자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보조금 한도가 올라갈 경우 기존 이용자와 신규 이용자간 차별적 혜택은 더 늘어나고, 늘어난 보조금은 소비자 보다는 유통망 이익을 극대화 하는데 쓰여질 가능성도 높다.

 

또 구 방통위는 통신사의 가입자 1인당 기대이익 22만2000원에 단말기 제조사 장려금 4만8000원을 합산해 보조금 규제를 설정했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통신사 보조금뿐만 아니라 제조사의 과도한 장려금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해진 법' 통과될까

 

이에따라 정부와 국회는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 가계통신비를 낮추기 위한 다른 각도의 법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우선 관심가는 법안이 일명 '조해진 법'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의견을 반영해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으로, 지난 5월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여러 정치 현안들에 밀려 통과되지 못한 채 9월 정기국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 법안은 요금제 등에 따라 가입자를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는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고, 보조금의 지급요건과 내용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즉 통신사는 보조금을 홈페이지에 정확하게 공개해야 하고, 가입서비스와 단말기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경우 최신 고가폰과 높은 금액 요금제 가입자 위주로 차별 지급되던 관행이 줄어들고 저가폰이나 낮은 금액 요금제 가입자에게도 보조금이 공평하게 지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보조금을 받지 않는 가입자에게 보조금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할인 등 선택권을 주도록 했다. 특히 보조금 지급과 관련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단말기 제조사까지도 조사, 제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통신사에 한해서만 회계장부 제출을 요구하고 보조금 상한선을 조절해왔다. 그러나 이 법이 통과되면 단말기 제조사 까지도 일정부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이와함께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보조금 상한선을 휴대폰 출고가의 30%로 제한하고, 단말기 할부금을 통신요금 고지서에서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도 단말기 보조금 규정 위반시 5년 이하 징역, 2년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전 의원과 이 의원 발의 법안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안에 흡수·통합될 가능성이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가계통신비는 통신요금과 단말기가격으로 구성되는데, 통신요금은 정부규제로 기본료 인하·가입비 폐지 등 지속적으로 인하돼 왔다"면서 "만약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조해진 법)이 통과될 경우 보조금을 받지 않은 가입자에게 요금할인이 의무화 되는 만큼 매출감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때문에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선 통신사 뿐만 아니라 단말기의 출고가를 낮추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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