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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오 합병]④성장정체에 쫓긴 '탈출 전략'

  • 2014.05.26(월) 11:04

다음, 네이버에 밀려 '만년 2위'
카톡, 국내시장 머물며 지지부진

카카오와 다음이 회사를 합치기로 한 것은 핵심 경쟁력을 통합해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각각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검색포털을 기반으로 한 광고 및 게임 사업을 하고 있으나 두 회사 모두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며 이렇다할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왔다. 합병을 통해 인터넷과 모바일 사업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26일 다음은 카카오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다음은 "합병을 통해 핵심사업 강화 및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5년 설립한 다음은 한메일과 카페, 미디어다음, 검색 등을 선보인 국내 '1세대 인터넷 기업'이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에 주도권을 뺏긴 이후 10년 이상 '만년 2위'에 그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 3월 자료에 따르면 다음은 검색에서 20%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네이버(75%)에 한참 밀려 있다. 

 

인터넷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으나 뚜렷한 성장 모델을 제시하지 못해 수익성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다음은 최근 3년간 매출액이 꾸준이 늘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지난 2011년 연결 기준으로 4212억원이었던 매출은 2012년 4533억원, 2013년 5308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67억원에서 1017억원, 817억원으로 줄고 있다. 경쟁사 네이버가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공으로 실적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다음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전략이 사실상 없었고 실적도 쪼그라 들고 있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으로 '국민 메신저'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주력 게임 사업 외엔 한 단계 도약할만한 발판을 찾지 못해 왔다. 모바일 콘텐츠 유통이나 음악 등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으나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 사업에 대한 의존도만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게임 사업으로 벌어들인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로 전년(68%)보다 높아졌다.


카카오는 최근 3년간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카카오톡의 가입자 수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모바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라인 등 기존 사업자의 견제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로 발을 뻗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막대한 마케팅 투자가 필요하다. 카카오톡이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것도 해외 시장 개척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80억원이며, 매출은 2100억원이다.

 

두 회사가 합병을 결정한 배경은 성장 정체를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양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음은 인터넷 검색을 뛰어넘는 사업을 모바일에서 찾겠다는 생각이다. 카카오는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으로 얻는 상당한 투자금으로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다음은 카카오 플랫폼을 통한 성장 동인을 확보하고 카카오는 전략적 신사업 추진 및 발굴, 해외 진출 등에 있어 다음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광고 및 게임, 컨텐츠 부분에서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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