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업체 카카오가 국내 2위 포털 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우회상장의 주배경으로 해외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네이버 ‘라인’에 일본·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을 선점당하면서 ‘쓴맛’을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이사는 26일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카카오·다음커뮤니케이션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가 독자적으로 나아가기보다 다음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해외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현금 확보를 위해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카카오가 다음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을 택한 데는 이처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음이 갖고 있는 컨텐츠 검색, 인재 등 다양한 자원을 합치면 해외서도 시너지가 날 것이란 계산을 깔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해외 기업들은 발 빠르게 성장하는데 이러한 상태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란 우려를 담은 우회적인 표현이다. 그만큼 카카오가 국내 1위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최근 고속 성장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해외 사업에서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12년 70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는 지난해에는 흑자 규모가 55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또한 2011년 18억원에 머물던 매출도 2012년 458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2100억원으로 성장했다.
반면 카카오가 지난 2011년 7월 야심차게 진출한 일본 시장의 성과는 완전 딴판이다. 현재까지 152억원(2013년 말 기준)을 투자한 카카오재팬(KAKAO JAPAN)은 2012년 116억원에 이어 지난해 10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변변치 않아 지난해 고작 6억원 남짓에 그쳤다. 일본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네이버 ‘라인’의 아성만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각각 3억원을 들여 설립한 베이징 카카오와 카카오 싱가폴도 각각 1억원씩 적자를 내는 등 '라인'과 중국 텐센트 '위챗'에 밀려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카카오가 최근 공을 들이는 곳이 인도네시아다. 한류 스타 '빅뱅'을 TV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등 대대적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 또한 대부분 동남아 지역을 네이버 ‘라인’이 선점하고 있어 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