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3가 돌풍을 일으키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완벽하게 변신했다. 올 3분기 TV와 냉장고·세탁기, 에어컨 등 4대 사업부문 중 최대 이익을 기록하며 LG전자의 새 간판으로 떠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이 밀리면서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LG전자는 29일 실적발표를 통해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부문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67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기보다 95% 늘었고 전년동기 797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4613억원 가운데 MC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6.28%에 달한다. MC 부문 영업이익은 TV 사업의 HE(홈 엔터테인먼트, 1305억원), 냉장고·세탁기의 HA(홈 어플라이언스, 518억원), 에어컨과 에너지솔루션의 AE(에어컨디셔닝&에너지솔루션, 적자 25억원) 등 다른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높다. 증권가 예상치도 웃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MC 부문 영업이익을 1500억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MC 부문 매출 역시 전기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 39% 증가한 4조2470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다른 사업부문 모두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MC 부문만 성장..영업익 96% '껑충'
이로써 MC 부문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2010년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 내에서 MC 부문의 위상도 다시 높아졌다. MC 부문의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각 사업부문 가운데 최대 실적(1325억원)를 기록한 이후 6분기 만에 또 다시 정상 자리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사실 LG전자 내에서 휴대폰 사업은 '천덕꾸러기' 미운오리 새끼 신세에서 '화려한 백조'를 오가는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왔다. 10년 전만 해도 LG전자는 '초콜릿폰'이나 '샤인폰', '쿠키폰' 등 밀리언셀러폰으로 흥행 신화를 써가며 '휴대폰의 명가(名家)'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를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못해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완전히 밀리면서 빛을 잃어갔다.
뒤늦게 LG전자는 지난 2010년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판매 성적은 나쁘지 않았으나 연구개발(R&D) 및 TV 광고 같은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치는 바람에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서다. 삼성전자 및 애플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뭉치돈'을 투입하는 바람에 폰은 많이 팔려도 남는 것이 없었다.
이로 인해 MC 부문은 지난 2013년 3분기 797억원의 적자로 돌아선 이후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한 바 있다. 기나긴 적자 터널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G 시리즈의 인기몰이에 더해 중저가 LTE폰까지 선전한 올 상반기 부터다. MC부문은 지난 2분기에 흑자(859억원)로 돌아섰으며 3분기에 들어서는 이보다 두배 많은 성적을 달성한 것이다.
◇스마트폰 분기 최대판매..삼성은 '급브레이크'
올 3분기 MC 부문은 외형면에서도 성장했다. 이 기간 1680만대 스마트폰을 팔아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는 전분기(1450만대)와 전년동기(1200만대)를 모두 뛰어 넘은 수치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으로 매출 4조원대 이상을 거둬들인 것은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5년만이다.
스마트폰과 일반폰을 포함한 전체 판매량은 2180만대로 전년동기(1830만대)보다 19% 늘었다. 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2000만대 이상을 달성한 것은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3분기에 전체 휴대폰 판매량 가운데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77%로 분기 최고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스마트폰 비중은 67%였다.
휴대폰 사업 약진은 경쟁사 삼성전자와 비교된다. 앞서 지난 7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무려 3조원 이상 빠진 4조원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휴대폰 사업(IM, 정보통신·모바일) 성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3분기 확정치를 발표한다.
한편 LG전자는 프리미엄폰과 보급형폰의 확대를 늘리면서도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챙기는 ‘투 트랙 ’ 전략을 계속할 방침이다. G2와 G3 같은 'G' 시리즈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하면서 중저가 시장에서는 G시리즈 파생 모델 및 중저가 L 시리즈를 내놓을 계획이다. 아울러 신제품 출시를 통해 매출을 늘리고,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