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8은 올 하반기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신형 아이폰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제품이다. 보통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갤럭시S를, 하반기에 노트 시리즈를 각각 내놓는데 갤노트8의 공개 및 출시 시기는 애플의 단일 모델인 아이폰과 겹쳐왔다.
마침 애플 아이폰은 스티브 잡스 창업자가 지난 2007년 1월 처음 모델을 선보인 이후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디자인이 크게 바뀌고 부가 기능이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나온 아이폰 가운데 가장 기대를 걸 만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애플 팬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 아이폰 아성 잠재울 히든카드
갤노트8은 역대급 아이폰과 진검 대결을 벌인다는 점에서 애플의 아성을 잠재울 비장의 카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5인치 이상 대화면폰 시장을 개척한 노트 시리즈의 강점을 계승하면서 갤럭시S8과 엣지(곡면 스크린)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세련된 디자인을 채택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갤노트8 발표회(언팩)를 앞두고 공개한 초대장 이미지나 인터넷 상에 선보인 소개 동영상을 보면 디자인과 기능을 대략 유추할 수 있다. 우선 초대장에는 'Do bigger things(더 큰 일을 하세요)'란 글귀와 함께 노트 시리즈의 상징인 S펜 이미지가 강조됐다. 이는 필기 도구를 사용해 멀티태스킹 기기로서 활용성을 높였다는 점을 어필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대장에서 갤노트8의 형태는 좌우 테두리가 거의 없고 상하만 살짝 남은 모습으로 그려졌다. 갤럭시S8부터 도입한 이른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디자인이다. 갤럭시S8은 세로로 길쭉한 18.5대 9 비율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탑재, 상하 좌우를 곡면으로 휘어진 엣지 형태로 만들어 디스플레이가 더욱 커 보이는 효과를 냈다.
갤노트8도 비슷한 디자인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전작인 갤노트7 화면크기(5.7인치)보다 커진 6.3인치 슈퍼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후면 지문 인식센서 기능 등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들 사이에선 대화면폰 갤노트8의 외형이 올 상반기에 출시된 6.2인치 화면 크기의 갤럭시S8 플러스(+)와 흡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갤노트8이 갤S8플러스 모델과 어떻게 차별화를 이룰 지에 관심이 높다.
◇ 대세 기능 듀얼카메라 단다
갤노트8은 삼성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듀얼 카메라를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지난주 공개한 15초 분량의 소개 동영상에는 듀얼카메라의 광학줌 기능과 아웃포커싱(피사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을 흐리게 처리해 인물 등을 돋보이게 하는 방식) 효과를 암시하는 내용이 나온다.
듀얼카메라는 말 그대로 렌즈 2개를 나란히 달아 1개의 단일 렌즈보다 선명하고 넓은 범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보통 일반 렌즈와 망원 혹은 광각 렌즈를 조합하는데, 이렇게 되면 이미지의 깊이를 판별해 DSLR 카메라처럼 아웃포커싱 구현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셀카 등을 찍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인맥구축서비스(SNS)에 자신을 표현하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듀얼카메라는 이제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들어간다. 이미 LG전자는 'V10'에 세계 최초로 듀얼카메라를 장착한데 이어 후속작인 V20과 V30에도 탑재하고 있다. 최근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오포(OPPO)·비보(VIVO)도 듀얼카메라를 채택한 스마트폰으로 자국 내 점유율을 끌어올린 바 있다.
삼성전자는 뒤늦게 듀얼카메라 대열에 동참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노트8을 시작으로 듀얼카메라를 갤럭시S 후속작 및 준 프리미엄급(A시리즈)에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갤노트8은 배터리 폭발 사고로 곤욕을 치렀던 갤노트7의 후속작이다. 브랜드 이미지 회복은 물론 하반기 실적 개선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작년 8월 출시한 갤노트7은 판매 초기에 연이은 폭발 사고가 이어진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환불 교환 및 전량 리콜 조치에 이어 사상 초유의 단종 사태를 겪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의 판매 중단 및 회수 비용 등으로 약 3조~4조원 가량의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 브랜드 신뢰에도 큰 오점을 남겼다.
아울러 매분기 3조~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던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IM 부문)이 직접적 타격을 받았다. IM 부문은 작년 3분기에 조 단위 영업이익이 붕괴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책임지던 스마트폰이 힘을 내지 못하면서 IM 부문은 간판 사업 자리를 반도체에 넘겨주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그나마 갤노트7 다음으로 나온 갤S8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IM 부문의 실적 악화가 지속되진 않았다. IM 부문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갤노트7 단종 사태 직전 수준인 4조원대를 회복했다.
다만 갤노트8을 둘러싼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 우선 애플 아이폰 10주년폰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업계에선 신형 아이폰이 아이폰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하고 듀얼카메라와 3D센서 카메라·포스터치·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등 신기술을 대거 채용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아이폰의 심볼과 같은 전면 홈버튼을 없애고 상하·좌우 테두리를 거의 없앤 이른바 베젤리스(bezel-less) 디자인으로 설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강점인 디자인이 최대한 반영됐을 것이란 추정이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정체된다데 수익성이 높은 플래그십 출하량이 늘어나지 않는 등 산업 구조적인 문제도 갤노트7의 흥행 성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내수를 기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화웨이 등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반기 프리미엄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