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해 4분기 비용 증가로 시장 눈높이에 못 미치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주력인 유무선 통신 사업이 힘을 내지 못한데다 인건비 상승과 평창올림픽 관련 마케팅 비용이 확대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신성장 사업인 미디어 콘텐츠를 비롯해 금융 등 자회사들이 선전하면서 매출 외형은 확대됐다. 연간으로도 매출은 불어났으나 비용이 발목을 잡으면서 영업이익 증가율이 3년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KT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1조3757억원으로 전년(1조4400억원)에 비해 4.5% 감소했다고 6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5년 흑자전환을 발판으로 이어져온 영업이익 성장세는 3년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 같은 성적은 증권가 예상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증권 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한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4715억원이었다.
매출은 23조3873억원으로 전년(22조7437억원)에 비해 2.8% 증가했다. 증권가 예상치(23조1737억원)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작년 4분기에 임금 협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평창올림픽 관련 5G 시범서비스 등으로 비용이 늘어나면서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해왔다.
실제로 작년 4분기 성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2263억원)에 비해 40.7% 감소한 1342억원에 그쳤다. 전분기(3773억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울러 시장 예상치(2212억원)에 비해 1000억원 가량 모자란 금액이다. 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6조211억원)와 전분기(5조8266억원)에 비해 각각 증가한 6조1066억원을 달성한 것과 비교된다.
불어난 비용 탓이다. 4분기 인건비는 1조원에 육박한 9776억원으로 전분기(8485억원)에 비해 15.2% 증가했다. 여기에 사업경비(2조5364억원)와 상품구입비(6764억원) 등 대부분 비용 항목이 전분기에 비해 확대됐다. 4분기 마케팅비용(판매비+광고비)은 7032억원으로 전분기(6777억원)보다 3.8% 늘었으며, 연간으로는 2조6841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사업별로 보면 주력인 유무선의 녹록치 않은 실적이 눈길을 끈다. 작년 4분기 무선 가입자 수는 세컨드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IoT) 가입자가 늘면서 전분기(1979만)보다 확대된 2002만명을 기록, 처음으로 2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선 부문 매출은 전분기(1조8166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한 1조8114억원에 그쳤다. KT측은 "무선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수와 할인폭이 늘어나고 회계기준 변경으로 단말보험 서비스가 매출에서 제외되면서 연간으로는 전년대비 2.9% 감소했다"고 소개했다.
내리막을 타고 있는 유선 사업 역시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4분기 매출은 전분기(1조2180억원)보다 1.3% 감소한 1조2026억원을 기록했다. 유선전화의 이용량이 줄어들면서 유선전화 매출은 갈수록 감소세가 이어졌다.
고속인터넷 가입자가 확대되면서 유선사업 전체 매출 감소폭이 그나마 커지지 않고 있다. 유선 사업의 연간 매출은 전년(5조649억원)보다 1600억원 줄어든 4조9011억원에 그쳤다.
대조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사업이 미디어∙콘텐츠 사업이다. IPTV 우량 가입자 확대 및 나스미디어와 지니뮤직 등 자회사들의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분기(5726억원)보다 2.1% 증가한 5848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전년(1조9252억원)보다 16% 증가한 2조238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말 기준 IPTV 가입자는 747만명으로 전년대비 6.1% 증가했다. 지난해 1월 선보인 인공지능(AI) TV ‘기가지니’ 는 출시 1년만인 1월에 5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KT는 이달 새로 출시한 기가지니 후속모델 기가지니2를 통해 인공지능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사업 매출 역시 확대되고 있다. 국내 매입액 증가와 마스터카드 지분매각에 따른 BC카드 매출 성장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한 3조5283억원을 기록했다. 기타서비스 매출은 부동산 및 기타 자회사의 사업 호조로 인해 전년보다 3.7% 증가한 2조2520억원이다.
KT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5G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5G선도 기업으로서 리더십을 확보하고 5G 기반의 차세대 미디어와, 커넥티드카ㆍ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ㆍ팩토리 등 통신과 연계한 새로운 사업으로 미래를 준비할 계획이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년간 경영위기 극복과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통해 ‘안정적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올해에는 더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개발 및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다가오는 5G 시대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