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사무엘 황 위워크 랩스 코리아 총괄, 이재연 위워크 랩스 코리아 매니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팀 채 500스타트업코리아 대표파트너, 로이 애들러 위워크 랩스 글로벌 총괄, 김유진 스파크랩 공동대표. [사진=위워크] |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튼튼해지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 성적은 예상외로 저조하다"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칠 정도로 부진하다는 지적이 관련 업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으며 일부는 어느정도 성과를 내고 있으나 해외에선 유독 약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유 오피스(co-working space) 업체인 위워크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지점에서 국내외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좌담회를 열고 이 같은 주제를 다뤘다.
위워크는 2010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현재 22개국, 74개 도시에 253개 지점을 두고 있다. 입주사는 4만개, 회원은 25만명에 달하며 국내에는 2016년에 진출해 서울에 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사무엘 황 위워크랩스 코리아 총괄은 "이스라엘 출신의 위워크 창업자들은 자국 시장이 작아 창업할 때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한다"라며 "한국은 시장 크기가 크지도 작지도 않아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지가 덜하다"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스마트폰 대중화가 이뤄진 최근 4~5년 사이 수많은 스타트업이 나타났고 저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는 커녕 진출한 곳이 극히 드물다는 지적이다.
한국 기업에 대한 정보가 해외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데다 액티브X 등 기술적 장애물에 막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벤처캐피털인 '500스타트업코리아'의 팀 채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의 생태계는 강하지만 정작 외국에서 한국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렵다"라며 "한국에만 존재하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등의 기술적 문제들 때문에 웹사이트가 고립돼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임정욱 센터장은 "4~5년 전만 해도 몇십억원 투자유치가 대단하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100억원 이상의 투자도 자주 나온다"며 "실력이 뛰어난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로 진출해 몸값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무엘 황 총괄은 중국에서 창업한 경험을 소개하며 해외 진출의 장점을 소개하고 조언도 내놨다. 그는 "중국에서 창업한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훨씬 큰 성공을 할 수 있어서"라며 "언어와 문화는 배우면 되고 네트워크도 만들면 된다. 돈이 부족하면 펀딩을 받으면 된다"고 했다. 지레 겁을 먹고 주저하기보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로이 애들러 위워크 랩스 글로벌 총괄은 "한국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뛰어나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마케팅 부문을 강화하면 한국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이 세계에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정욱 센터장은 "아직도 좋은 대학 나와서 대기업에 안 가고 스타트업을 하면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많다"며 "미국에 가보면 대학을 중퇴하고 스타트업한다고 하면 부러워한다. 스타트업을 응원하는 사회 분위기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