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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DT캡스 인수완료…'박정호의 M&A 혜안'

  • 2018.10.01(월) 11:18

AI 보안시대 선언…'시너지창출·글로벌진출'

 

SK텔레콤이 물리 보안회사 'ADT캡스'를 약 7000억원에 인수 완료했다. SK그룹의 'ICT기업 M&A의 달인'으로 불리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또 한 번 초대형 딜을 성공시킨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를 통해 본격 개화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보안 시대'를 개척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인수 작업 끝…"뉴 ICT 기술 도입해 시너지 창출"

SK텔레콤은 1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공동으로 ADT캡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SK텔레콤과 맥쿼리는 지난 5월 ADT캡스 기존 주주인 '칼라일'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 등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이번에 마쳤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보안 시장은 구글·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기업과 경쟁하는 4차산업혁명 전쟁터"라며 "영상보안기술과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5세대(G) 이동통신 등 뉴(New) ICT 기술을 ADT캡스에 도입해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번에 인수한 ADT캡스의 사명과 서비스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하되,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혁신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AI를 활용해 기존 물리보안 사업을 최적화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AI가 예측해 경비 인력과 차량 동선을 최적화함으로써 출동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식이 적용될 방침이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면 지능형 영상 분석으로 특이행동과 이상징후를 정교하게 판단해 대응할 수 있다. 가령 매장 앞에서 단순히 서성이는 것인지 침입을 위해 배회하는 것인지 구분해 필요하면 경고음을 보낼 수 있고, 집에 홀로 있는 노약자가 쓰러졌을 경우 단순히 누워서 쉬는 것과 구분해 응급 상황에 대응해 신속한 출동을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IoT 센서와 영상 분석 기술을 결합해 경보의 정확도를 높이면 불필요한 출동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5G를 활용하면 풀 HD화질로 전송되던 CCTV영상을 초고화질(UHD) 수준으로 높여 수백 미터 밖 움직임 포착도 가능해진다.

이처럼 SK텔레콤은 기존 보안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는 새로운 보안 시장을 만들어 기존 시장의 변화를 끌어 낸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의 사업과 생활 파트너로서 보안은 물론 '생활토탈케어' 영역까지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도입한다. 건물 보안·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는 ADT캡스는 SK텔레콤의 IoT 기술 등을 더해 주차장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래형 매장 보안 관리와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공장 관리 등 새로운 시설 보안 서비스도 검토중이다.

 

이같은 작업이 진척되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유관 장비 산업 등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은 ADT캡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보안 산업을 AI, 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들이 자라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텃밭으로 일구어 양질의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 'M&A 달인' 박정호 사장, 日NEC·히타치와 협력해 세계시장진출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는 향후 계획에서 엿볼 수 있듯 'ICT+보안' 사업으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토종 업체가 탄생한 사건으로 풀이 가능하다. 특히 물리보안 산업은 ICT융합보안 산업으로 이제 막 진화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절묘한 타이밍에 인수가 성사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차세대 기술 수요가 커지고 있어 구글과 아마존, AT&T 등 세계 ICT업계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I 보안 산업(정보+물리)은 작년 39억달러(약 4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348억달러(39조원)으로 약 9배 성장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이같은 ICT 융합보안 시장의 가능성을 포착하고, AI·영상인식, IoT, 빅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며 수년간 보안 사업의 밑거름을 준비한 끝에 ADT캡스 인수에 뛰어들어 본격적인 사업화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이같은 승부수를 던지고 추진해 결과적으로 인수를 성사한 데는 SK그룹의 굵직한 M&A를 진두지휘한 박정호 사장의 역량이 빛났다는 게 회사 내외부의 평가다. 박 사장은 SK하이닉스와 도시바메모리 등 세계적으로도 굵직한 ICT M&A를 성사시키고, 특히 반도체의 경우 국가 주력 사업으로 끌어올린 'ICT M&A의 달인'으로 불린다. 

 

회사 내부 관계자는 "(박정호 사장은) 이번 ADT캡스 인수에서도 산업 미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고 때로는 과감한 베팅, 때로는 무관심 전략으로 경쟁 컨소시엄을 따돌리고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를 성공시켰다"고 귀띔했다.

ADT캡스 에비타(EBITDA·법인세와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의 증가 추이(2014년 1265억원→2017년 2700억원)와 물리보안 산업의 성장률을 고려할 때 3년 후 ADT캡스 가치는 5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총 1조3000억원 정도가 투입된 ADT캡스 인수에 SK텔레콤이 실제 투자한 돈은 7020억원이고, 지분 55%에 경영권도 확보하며 실익을 챙겼다는 얘기다.

박정호 사장은 도시바메모리 인수 경험을 살려 일본 기업들과 협력하는 기회도 만들었다. ADT캡스 경쟁력 강화를 꾀하기 위해 SK텔레콤은 NEC와 안면·지문 등 생체인식 분야에서, 히타치와는 건물 관리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SK텔레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ADT캡스 경쟁력 강화는 물론 보안 수요가 높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SK텔링크 자회사인 물리보안 사업자 NSOK를 ADT캡스와 합병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SK텔링크로부터 NSOK 지분 100%를 인수한 뒤 연내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정호 사장은 "SK ICT관계사 기술에 ADT캡스의 인프라를 더해 전혀 새로운 보안 산업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며 "보안사업을 우리나라 4차산업의 텃밭이자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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