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가 개별회사의 OTT(동영상 콘텐츠 스트리밍)를 합친 통합 서비스를 추진중이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사가 통합 OTT를 내놓기로 한 데 따른 대항마 차원에서 케이블TV업계도 OTT 합종연횡에 나선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주도로 서로 다른 케이블TV 업체의 OTT를 모아 통합 OTT를 내놓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OTT란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재생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 여러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어 유료방송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인터넷과 통신 사업자에 의한 OTT가 성장세를 보이며 유료방송 가입자를 끌어들이자 케이블TV업체도 이에 대해 OTT를 선보인 바 있다. 주요 케이블TV업체는 뷰잉(CJ헬로), 모바일TV(티브로드), 딜라이브플러스(딜라이브), 모바일 VOD(현대 HCN) 등 OTT를 운영 중이다.
최근 이들 OTT를 합치는 방안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통해 논의되고 있다. 서로 다른 OTT 콘텐츠를 한곳에서 서비스하고 브랜드를 통일한다는 것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통합 OTT를 비롯, (케이블TV업체들이 통합 서비스를 내놓는) 이른바 '원(One)케이블' 전략을 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서로 다른 OTT 체계를 통합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업계가 통합 OTT를 검토하는 건 국내외 대형 OTT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OTT 업체가 제휴와 투자를 통해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국내 사업자도 OTT 규모를 키우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 진출한 이후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LG유플러스와 손잡고 IP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선보이는 한편 국내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투자한 후 이들 콘텐츠를 독점 공급해 이용자를 모으고 있다.
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도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사 OTT 푹(POOQ)을 통합한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하면서 힘을 싣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옥수수와 푹 담당 조직을 합친 통합 법인을 신설하고 국내외 투자를 유치,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옥수수와 같은 대형 OTT의 공세에 맞서 케이블TV업계는 각자 도생하고 있는 업체들의 OTT를 합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서로 다른 OTT 콘텐츠를 모아 규모를 키우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마케팅비를 절감해 대형 OTT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케이블TV업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논의 중"이라면서 "오는 4월 제주에서 열리는 케이블 쇼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