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이세정 기자]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뒤바뀐 입지를 새삼 실감케 하는 자리였다. 한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으로 승부하던 화웨이와 샤오미는 신기술을 앞세워 방문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반면 소니, 노키아 등 전통강자는 최신 트렌드를 빗겨가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직접 살펴본 화웨이, 샤오미, 소니, 노키아의 전략폰은 서로 다른 차별화 포인트를 강조, 이에 따라 방문객으로부터 극명하게 갈리는 반응을 얻었다.
화웨이는 5세대 이동통신(5G)폰이자 폴더블폰인 메이트X를 선보이면서 방문객의 관심을 싹쓸이했다. 이날 화웨이 부스는 메이트X를 유리관 안에 전시해 만져볼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핫(Hot) 이슈인 5G와 폴더블폰을 선제적으로 공략한 것만으로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화웨이는 폴더블폰과 함게 클라우드 기술을 전시하기도 했다. 화웨이의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레이싱 게임 화면을 보여준 것이다.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 경기를 끊김 없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기술력을 과시했다.
샤오미는 5G폰 미믹스3를 전시하면서 인공지능(AI) 듀얼 카메라를 써볼 수 있도록 했다. 두 개의 카메라로 촬영대상과 배경을 구분한 후 촬영대상을 부각하는 것은 물론 AI 분석을 토대로 손 떨림 등을 자동 보정한다.
실제로 미믹스3로 촬영할 때 사진에서 손 떨림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 촬영을 시도할 때 전시된 미믹스3가 짧은 선과 연결된 채 전시대에 고정돼 있었는데, 엉거주춤하게 미믹스3를 들어올리면서 손이 떨렸는데도 깔끔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한편 소니의 올 상반기 전략폰인 엑스페리아1은 동영상 감상에 특화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4K급 고화질을 지원해 영화, 드라마를 실감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부스에서 엑스페리아1으로 영화를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직접 써본 엑스페리아1은 액션영화 속 화려한 동작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몰입 도를 높였다. 다만 4세대 이동통신(4G) 버전이라 최신 트렌드인 5세대 이동통신(5G)과 폴더블폰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에 따라 소니 부스는 화웨이, 샤오미에 비해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노키아는 후면 카메라 5개를 장착한 전략폰 노키아9 퓨어뷰를 내놓고 카메라 기능을 강조했다. 노키아 부스에선 이곳 직원이 방문객들에게 노키아9 퓨어뷰로 사진을 촬영한 화면과 다른 스마트폰으로 찍은 화면을 비교해 보여주면서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화웨이, 샤오미 등으로 넘어간 관심을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이날 부스를 찾은 방문객은 신제품보다도 벽면에 전시된 역대 노키아 스마트폰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다. 노키아가 과거의 화려한 명성을 재현하기 쉽지 않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