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언터처블 5G 단말기…그래도 5G 시대는 온다

  • 2019.03.04(월) 15:14

폴더블 제조사들 제품 전면공개 꺼려
5G·폴더블이 이끌 미래에 주목해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9 참관객들이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를 감상하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

지난달 25~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의 화제는 단연 5G와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이었다.

그러나 5G와 폴더블 스마트폰은 만질 수 없는 '언터처블'(untouchable) 스마트폰이기도 했다. 대부분 제조사들이 제품을 유리 속에 넣어 만질 수 없게 했기 때문이다.

◇ 접어볼 수 없는 접는 폰

MWC가 열리기 앞서 '갤럭시 폴드'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한 삼성전자, MWC에서 5G·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를 선보인 화웨이가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를 떠올렸다.

중국 제조사 로욜이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으는데 성공했으나, 제품 수준에 대해선 혹평을 들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의 손을 타면서 애플리케이션 오작동이나 수려하지 않은 디자인 등이 세세하게 알려지며 약점을 다수 드러냈다는 평가가 사업자들에게 미친 영향이 없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로욜은 이번 MWC에서 자사 제품을 유리 속에 넣었다.

지난 1월 CES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했던 중국 제조사 로욜이 이번 MWC에서는 유리 속에 제품을 전시했다.[사진=김동훈 기자]

LG전자는 디스플레이를 하나 더 장착할 수 있는 'V50 씽큐'를 일반인들에게 마음껏 만져보게 했다.

하지만 제품을 빠르게 반복해서 접었더니 스마트폰이 꺼지는 등 오작동 현상이 발견돼 현장 직원들이 당황하기도 했다. 다른 제조사들도 이같은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란 추정에 더욱 힘을 싣게 한다.

실제로 이들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직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에 있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가격도 낮춰 시장에 내놓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MWC 현장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경험하는 것이 이처럼 제한되면서, 밟아도 되고 물이나 모래에 넣어도 되는 아웃도어용 스마트폰을 선보인 자동차 브랜드 랜드로버와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의 부스, 1만8000밀리암페어(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일주일은 쓸 수 있다는 스마트폰을 전시한 건전지 브랜드 에너자이저 부스가 오히려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해줬다.

5G 서비스 역시 실제로 체험하는데 제한이 있었다.

대부분 제조사들은 5G 스마트폰 앞에 '만지지 말라'는 표시를 해뒀다. 실시간으로 초고화질 영상을 주고받는 시연의 경우 관람객의 손길이 개입됐을 때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로 인해 5G에 대한 인상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 같은 중동 국가의 통신사들은 5G로 구현된다는 대형 드론을 전시해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모았으나 "아직 5G로 작동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5G망은 상용화 단계 이전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5G 시대를 여는 올해 MWC에서도 5G를 제대로 실감하기 어려웠다는 점은 아쉬움이다. 전시장에서 와이파이가 끊기는 현상을 경험하며 과연 5G 시대가 오긴 오는 걸까 의문도 들었다.

"스마트폰, 밟아보세요"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가 MWC2019에 전시한 스마트폰들.[사진=김동훈 기자]

◇ 그래도 폴더블·5G 시대는 온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5% 감소한 14억2970만대로 파악됐다.

5G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거나 폴더블 같은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들이 시장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꼭 폴더블이 아니라도 어떤 형태로는 스마트폰 시장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주목할 점 하나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대표적 폴더블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고가 정책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웨이의 메이트X는 한화로 무려 293만원(2299유로) 수준이고, 갤럭시 폴드는 미국 기준 약 222만원(1980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화웨이는 MWC2019에서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유리 속에 넣었다.[사진=김동훈 기자]

고가 스마트폰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대중성을 무시하는 '럭셔리' 전략일까.

제품 개발에 들인 공을 고려하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설명도 있지만, 5G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는 통신사와의 이해 관계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의 경우 통신사가 스마트폰 판매를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그렇다.

예를 들어 200만원을 훌쩍 넘는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수요는 그에 걸맞는 고가 요금제도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즉 고가 단말기는 5G 투자비를 회수하려는 통신사 입장에서 요금 인상 가능성을 테스트할 가늠자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스마트폰에 쓰이는 5G는 한국이 이번달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지만, 전국 커버리지가 구현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MWC 때와 마찬가지로 당장 실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2011년 4G 상용화 때도 지금과 같이 더디게 인프라 구축이 진행됐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다. 당시에도 지금도 즐길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일단 지켜봐야할까. 일반 소비자라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통신 인프라가 확 바뀔 때 시장 참여자들은 '아직 멀었다'며 주저하거나 불평하지도 않았다. 바뀐 판이 어떤 판인지 파악하고 새로운 시장에 재빨리 진입해 선점 효과를 누리는 퍼스트 무버를 꿈꿨다.

제2, 제3의 유튜브, 우버, 카카오톡을 꿈꾸는 사업자라면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이 특징인 5G가 바꿀 미래에 주목해보자.

"5G가 여기 있습니다. 만지지는 마세요" MWC2019에 전시된 대부분 5G 스마트폰은 만져볼 수 없었다. [사진=김동훈 기자]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