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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AI 잡으려면, 데이터부터 잡아야

  • 2019.07.24(수) 15:16

AI 기술은 데이터 수집·분석이 중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AI 산업 육성을 강조했습니다.

손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소프트뱅크월드 2019' 기조강연에서도 AI 중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했습니다.

국내 기업도 AI 전담 부서를 만들고 투자를 발표하는 등 AI 기술 개발을 위해 분주합니다.

사실 AI는 이전부터 계속 연구됐던 분야였습니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국 이후 국내에서 AI 열풍이 불었죠.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추론 및 예측이 가능하게 합니다. 과거에는 경험이나 감을 통해 추론하고 의사결정을 내렸지만, AI는 사람의 한계로는 분석하기 어려운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기 때문에 과학적이고 신뢰도가 높습니다.

AI을 통한 예측과 추론이 중요한 이유

'예측과 추론이 뭐가 중요하지' 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예측과 추론은 모든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스마트폰 광고를 할 때도, 현재 A라는 스마트폰을 가장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이 누구인지 예측해 광고를 집행하고 노출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습니다. 번역서비스도 어떤 한 문장을 번역할 때 가장 자연스러울 것으로 추론되는 문장을 보여주게 되는 것입니다. 아마존이나 쿠팡처럼 물류 배송을 하는 회사의 경우 상품별 입출고 시점, 주문시점 등을 예측해 물류창고에 상품을 적재할 수 있습니다. 빠른 배송이 가능한 이유죠.

예측과 추론은 서비스단에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수요와 소비를 빠르게 판단해 기업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예측과 추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AI는 데이터가 핵심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배경도 예측과 추론의 신뢰를 높이는데 바탕이 되는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물인터넷(IoT)과 빠른 속도의 네트워크인 5G 등으로 인해 향후 30년간 전 세계 데이터는 100만배 증가한다고 합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투자한 회사들을 살펴보면 지금 당장은 AI 기술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곳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업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빌리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우버(Uber)나 그랩(Grab)이 있고, 고객들의 쇼핑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쿠팡(Coupang)도 있습니다. 또한 인도 호텔 객실 예약 서비스인 오요(OYO)는 전세계 80개국 110만실의 호텔 객실을 제공해 숙박 데이터를, 인도 결제 앱인 페이티엠(PayTM)은 결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AI 기술을 발전시키고 산업을 혁신시키겠다는 목표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첫 번째 비전펀드에 이어 약 1000억달러 규모의 두 번째 기술 투자 펀드를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KT클라우드 서버[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데이터'가 부족한 한국

우리나라도 AI 기술을 선도했으면 좋겠지만, 사실 이 중요한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기술은 둘째치고 데이터양에서 구글이나 아마존, 중국 IT 기업들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AI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지적이 있지만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AI는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똑똑해질 수 있습니다.

AI 기술을 연구개발할 우수한 인재도 국내 기업이 채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내 한 IT 임원은 "우수한 인재들은 글로벌 기업을 1순위로 보고 있고 국내 대기업은 그 후순위로 밀려있다.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연봉과 근무 환경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체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들을 모으고, AI를 기술을 넘어 사업화로 연결하는 기회는 아직 열려 있습니다. 기술은 기술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사업으로 이어져야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마침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지난 22일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출범식을 개최했습니다. 파편화되어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데이터들을 분야별로 모아 분석하고 사업으로 연계를 시키기 위함입니다. 한국도 한국만의 AI 기술을 발전시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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