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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F&B 창업할 주방을 빌려줍니다"

  • 2019.08.01(목) 17:21

규제샌드박스 지정된 '위쿡' 가보니
여러업체가 공유주방 사용해 사업진행
창업전 자신 아이디어 테스트도 가능

위쿡 사직지점 [사진=이유미 기자]

"제가 직접 만든 비건쿠키, 온라인으로 유통하고 싶어요."
"엄마가 만든 간장게장, 식당에 납품하고 싶어요."
"정성껏 만든 바질페스토, 새벽배송 몰에 납품하고 싶어요."

공유주방 '위쿡'이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되면서 현행 식품위생법상으로 불가능했던 사업들이 가능해졌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브랜드명 위쿡)는 1일부터 공유주방 기반 식음료(F&B) 비즈니스 플랫폼 서비스의 본격 개시를 밝히고 위쿡 사직지점에서 오픈식을 진행했다.

오픈식에 참석한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플랫폼 경제의 특징은 많은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소비자 니즈를 맞출 수 있다는 점"이라며 "플랫폼 경제가 위쿡을 통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5년 10월에 설립된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국내 최초 공유주방(shared kitchen) 서비스인 '위쿡'을 운영하고 있다. 위쿡은 주방설비를 갖춘 음식 제조공간을 사업자가 필요한 시간과 규모만큼 임대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위쿡은 지난달 11일 제4차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실증특례를 부여받아 공유주방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위쿡 사직지점(심플프로젝트컴퍼니 본사)에서 열린 '공유주방 서비스 오픈식' 에 참석해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 등 참석자들과 공유주방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현행법상 진정한 공유주방 활용 어려워

식품위생법상 하나의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공유해 사용하고 창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금까지의 공유주방은 주방 구획을 나누어 각 구획을 개별 사업자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또한 공유주방에서 제조 및 가공된 식품을 최종 소비자가 아닌 다른 유통기업들에게 판매(B2B간 유통·판매)할 수 없었다.

샌드박스를 통해 변화된 점

이번 샌드박스 지정으로 공유주방에서 여러 사업자가 하나의 주방 시설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또 위생이 검증된 공유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최종 소비자(B2C)뿐 아니라 다른 기업(B2B)에게도 유통·판매할 수 있게 됐다.

요식업을 창업하고 싶어도 매장 임대나 주방 시설 등을 위한 초기 자본이 부족해 창업을 망설였던 창업자들도 위쿡의 공유주방 서비스를 통해 창업비용을 절감하고 시장진입이 한결 수월해지는 셈이다.

김 대표는 "잼 한병을 만들어서 팔고 싶어도 부동산과 설비가 있어야만 사업을 할 수 있었다. 식음료 사업이 진입장벽이 낮아 보이지만, 초기자본이 필요해 실질적으로는 진입장벽이 낮지 않다"면서 "공유주방을 통해 부동산과 설비 마련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유주방에서 생산된 음식을 B2B로도 유통이 가능하게 되면서 공유주방에서 만든 수제도시락 100개를 근처 편의점에 납품이 가능해졌다"면서 "이로써 공유주방이 하나의 생산허브가 되고 지역별 다양한 푸드 메이커가 다양한 식품을 만들어 주변 지역으로 유통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샌드박스 특례→ 법적 기준 마련으로

샌드박스 실증특례 지정은 유효기간 2년 이내이며 1회 연장이 가능하다. 최대 4년이 지나면 특례 지정은 효력을 잃게 되어 법적 기준이 모호해진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규제 샌드박스의 성과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공유주방 관련 법적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부처는 공유주방내 생산식품의 B2B 유통·판매를 허용하는 규제개선(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F&B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위쿡

위쿡은 단순이 주방시설과 공간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식음료 사업을 시작하고 성장을 위한 지원도 한다.

김 대표는 "단순 공간 임대 뿐 아니라 요식업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을 시작으로 생산품에 대한 브랜딩, 마케팅, 유통 등 적극적인 판매 지원 서비스까지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오픈한 사직지점은 사업 초기에 필요한 시간만큼 비용을 지불하고 여러 사람과 함께 설비·시설을 공유하는 '공유주방'과 사업 확장 단계에서 월 임차료를 지불하고 독점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개별주방'이 있다. 이외에도 만든 생산품을 사진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와 사무공간 등도 마련됐다.

위쿡은 이용자와 입주 및 유통업체의 안전과 피해 보상을 위해 책임보험을 가입한다. 또 '단상 다이닝', '수키' 등 요식업 스타트업들과 함께 이달부터 공유주방에서 만든 제품을 다른 레스토랑이나 온라인을 통해 유통·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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