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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싸울 웨이브, 공정위 허들에 넘어지나

  • 2019.08.07(수) 16:30

[인사이드 스토리]옥수수+푹 결합 웨이브 9월 출범
공정위 승인 조건·방송법 개정안부터 염려할 상황

이르면 내달 넷플릭스에 대항할 국내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범합니다. 바로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힘을 합쳐 만드는 OTT '웨이브'입니다. 웨이브는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과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옥수수'를 합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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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에 거는 기대

차세대 미디어 흐름이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해외 영상 플랫폼에 비해 국내 서비스들이 그동안 힘을 못 써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에 국내에서는 웨이브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넘어갔던 '영상 콘텐츠 패권'을 국내 서비스가 되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푹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일만한 강력한 '지상파 콘텐츠'가 있고, SK텔레콤은 더 좋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투자여력'이 있습니다.

또한 푹과 옥수수의 기존 가입자를 합치면 약 1300만명입니다. 양 서비스의 가입자가 모두 웨이브로 유입된다면, 국내에서 가장 가입자수가 많은 OTT가 됩니다.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가 180만명임을 감안하면 해볼만한 싸움이긴 합니다.

공정위 허들부터 넘어야 

하지만 웨이브가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될 어려움은 '넷플릭스와의 경쟁'이 아닙니다.

푹과 옥수수 통합법인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웨이브가 아닌 다른 OTT에도 합리적, 비차별적으로 공급 협상을 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푹과 옥수수 합병으로 시장 독과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OTT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콘텐츠 차별화'입니다. 다른 OTT에는 없는, 매력있는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넷플릭스는 성장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하우스오브카드', '킹덤' 등이 있죠.

케이블 채널이나 웹드라마 등 퀄리티 높은 여러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여전합니다. 때문에 웨이브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안정적인 지상파 콘텐츠 공급인데, 이 차별점을 잃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공정위의 요구사항이 지상파 콘텐츠만 해당되는지, 웨이브 자체 제작 콘텐츠도 해당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콘텐츠연합플랫폼 측은 법무법인 대리를 통해 규정을 완화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아직 공정위의 최종 결정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조건이 있을지는 조금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방송법 개정안도 걸림돌

방송법 개정안도 또하나의 걸림돌입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OTT 사업자를 방송법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내용의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지난달 29일 발의했습니다. OTT 서비스를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으로 규정하고 별도 심의체계를 신설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콘텐츠연합플랫폼뿐 아니라 국내 OTT 사업자들은 이 개정안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온라인 서비스는 방송 서비스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고, OTT에 대한 분석이나 연구가 제대로 이뤄진 이후 규제 수위를 정해도 늦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콘텐츠연합플랫폼 관계자는 "기존 방송미디어는 정해진 틀 안에서 서서히 변화하는 특징을 가지지만, 온라인 서비스는 이슈가 생기면 바로 다음날 서비스 형태를 바꿔야 하는 등 변화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OTT가 규제에 포함이 되면 서비스 유동성이 떨어지게 되며, OTT를 기존 방송과 동일하게 보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콘텐츠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한 국가의 문화에 해당 됩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우리나라의 모든 영상 콘텐츠를 잠식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웨이브가 콘텐츠와 자본이 만난 서비스지만 여전히 거대 자본이 뒷받침되는 해외 서비스에 대항하기엔 약합니다. 11월에는 디즈니도 국내 OTT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합니다. 웨이브가 여러 '산'들을 넘고 넷플릭스와 유튜브, 디즈니와 제대로 경쟁하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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