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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LGU+ 상생안에 경쟁사 반발한 이유

  • 2019.09.24(화) 15:32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식 주장이라는 판단
CJ헬로 인수 승인 앞두고 진정성 없다는 분석도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LG유플러스가 중소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종합 지원방안을 내놨습니다.

중소 알뜰폰의 지속적인 사업 성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동 브랜드·파트너십 프로그램 'U+MVNO 파트너스'를 선보인 것이죠.

이 프로그램은 MVNO 사업자들과 영업활동 지원, 인프라 지원, 공동 마케팅 등 3가지 측면에서 협업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단말 제조·유통사들과 협상력이 부족한 MVNO 사업자들을 위해 LG유플러스는 휴대폰 제조사인 LG전자, 삼성전자를 포함해 중고폰 유통업체들과 직접 협상을 통해 신규 출시 스마트폰 및 중고 인기모델 수급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프리미엄 정액형 선불요금제를 출시해 알뜰폰 고객들의 요금제 선택폭을 넓힐 계획입니다. MVNO 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알뜰폰 5G 요금제를 준비, 요금경쟁력도 강화시킨다는 방침입니다.

이렇게 되면 MVNO 사업자들의 수익 개선과 가입자 확보에 힘이 돼 알뜰폰 시장 활성화가 기대됩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이번 상생안이 CJ헬로 인수 심사에서 알뜰폰 분리매각을 회피하기 위해 급조된 프로그램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의 발표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주장에 불과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CJ헬로비전(현 CJ헬로)을 인수합병 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인가서를 제출했습니다.

당시 경쟁사였던 LG유플러스는 이에 반발,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며 '(SK텔레콤으로 인수합병이 이뤄지면)CJ헬로비전이 제거돼 경쟁이 저해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공정위가 불허하면서 SK텔레콤은 큰 상처를 받았죠.

이번에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려 하니 SK텔레콤 입장에선 2016년 기억이 되살아난 것입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년이 지난 지금도 CJ헬로는 여전히 알뜰폰 시장의 1위 사업자로 사실상 이통사와 경쟁이 가능한 유일한 알뜰폰 사업자"라면서 "LG유플러스는 3년 전 주장에 대한 말바꾸기를 통해 CJ헬로 알뜰폰 인수를 강행하고 있으며, 공정위의 시정조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알뜰폰 상생방안 발표가 공정위 전원회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를 앞두고 알뜰폰 관련 시정조치를 회피하기 위한 '전략적 쇼잉'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CJ헬로라는 유료방송 업체를 인수하면서 유료방송 상생방안과 비전은 생략한 채 알뜰폰만 강조하는 LG유플러스의 모습에 실망이라는 입장입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상생방안은 결국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와 CJ헬로모바일을 지원하는 제 식구 지원 방안에 불과하다"면서 "그간 미디어로그는 수 백억원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알뜰폰 가입자를 확보해왔는데 이러한 경쟁 왜곡 뒤에는 모회사인 LG유플러스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노웅래 의원에 따르면 2019년 6월 기준 LG유플러스는 도매 가입자 중 자회사 미디어로그의 비중이 48.8%에 이르러 KT(19.5%)나 SK텔레콤(20.6%)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CJ헬로모바일 인수 이후 기존 KT나 SK텔레콤 망 이용자를 LG유플러스 망으로 전환시키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LG유플러스 도매가입자의 자회사 비중은 향후 70%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 "알뜰폰 시장 왜곡시킬 것"

KT도 LG유플러스의 MVNO 상생 방안이 진정 알뜰폰에 도움이 되는 상생 방안인지 의문이라는 주장이다.

현재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정부 심사가 진행중임을 감안할 때, MVNO 상생방안을 발표한 것은 인수 심사에서 CJ헬로 알뜰폰 사업의 분리매각 등 인가조건이나 시정조치가 부과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CJ헬로 인수의 주된 목적이 유료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유료방송시장 상생이나 케이블TV 지역성·공공성 제고 방안에 대해선 강조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제외하면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 가입자수는 전체 알뜰폰 시장 가입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해 이번 상생안이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며 "극소수의 사업자를 위한 알뜰폰 상생 방안은 보여주기 식에 불과하고 상생으로 인한 알뜰폰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후 알뜰폰을 성장시키겠다고 주장하지만, 경쟁사에 연 1000억원 이상의 도매대가를 지불하면서 KT와 SK텔레콤향 가입자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 가입자를 LG유플러스나 미디어로그로 전환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KT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인수가 허용되면 그간 정부 정책에 따라 1개 자회사만 유지했던 다른 통신사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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