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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스토리]소비 형태의 새바람 '구독'

  • 2019.11.25(월) 17:07

신문·잡지 넘어 상품·서비스로 확산
네이버·카카오 포털도 사이트 개편 예고

# 직장인 A씨는 렌탈한 캡슐 커피머신으로 아메리카노를 내리며 아침을 시작합니다. 지난달부터는 출퇴근 할 때 쏘카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차량 구독 서비스 '퇴근패스'를 결제하고 있습니다. 차에서는 매월 자동으로 결제되는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고요.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니 현관문 앞에 택배가 잔뜩 쌓여있네요. 오늘이 쿠팡에서 정기구독 해놓은 생필품이 배달되는 날이었나봅니다. 씻고 난 후에는 맥주 한 캔을 들고 넷플릭스에서 회사 동료에게 추천받은 미드(미국드라마)를 한 편을 본 뒤 잠에 듭니다. 오늘도 역시 '구독경제'를 실천했네요.

낯선 풍경인가요? 어떤 이들에게는 낯설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일상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최근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소비의 형태가 '소유'에서 '공유'로 변화하면서 서비스나 상품도 '구매'가 아닌 '구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용하는 만큼만 대가를 지불하는 것인데요. 이른바 '구독경제'입니다.

구독은 사전적 의미로는 책이나 신문, 잡지 등을 정기적으로 구입해 읽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미디어의 범위가 과거 전통적인 의미를 벗어나면서 구독의 범위는 영상, 음원 등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까지 확대됐습니다. 구독경제 등장 초반에는 음원 사이트를 통한 스트리밍이 주였다면 이제는 커피머신, 자동차 등의 재화를 빌리는 렌탈 또한 구독의 범위로 여겨지고 있죠.

구독경제의 개념을 처음으로 언급한 이는 '주오라(Zuora)'의 최고경영자(CEO) 티엔 추오(Tien Tzuo)입니다. 주오라는 기업용 구독경제 결제 시스템·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인데요. 그는 제품 판매가 아닌 서비스 제공을 통한 반복적 수익의 창출을 위해 고객을 구독자로 전환시켜야 하며, 이런 경제 환경의 변화를 구독경제라고 지칭했습니다.

구독경제 열풍은 전세계적인 현상입니다. 크레디트스위스 리포트에 따르면 2015년 구독경제 시장규모는 약 4200억 달러(494조원)에서 오는 2020년에 5300억 달러(62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에서는 속도가 더 빠릅니다. 주오라가 개발한 구독경제지수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판매지수의 9배, 미국 소비판매지수의 4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간 구독경제는 미국 소매 매출보다 420%, 미국 경제보다 500% 빠른 성장률을 보입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미국 소매업체들의 구독 시장 매출 규모가 2011년부터 5년 동안 매년 100%씩 성장해왔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23년에는 전세계 기업의 75%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죠.

최근들어 국내 구독경제 시장도 활성화되는 추세입니다. 해외에 비하면 아직 초기단계긴 하지만 생필품, 유아용품 등을 넘어 꽃이나 술, 예술품 등 사치용품까지 구독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우리가 흔히 보는 넷플릭스도 구독 서비스입니다. 월 정액요금을 내면 각종 영화, 드라마 등을 감상할 수 있죠. 국내 기업들도 넷플릭스에 대항해 다양한 OTT 서비스를 내놓으며 구독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도 구독경제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내년 상반기 사이트 개편을 예고했습니다. 

네이버는 기본 서비스인 검색 서비스에 '인플루언서 검색'을 도입합니다. 특정 단어를 검색했을 때 관련 내용을 업로드한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요. 인플루언서들은 본인의 콘텐츠의 구독자를 많이 모을 수록 많은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유튜브와 비슷한 형태로 볼 수 있겠죠. 같은 시기 카카오도 구독 서비스 기반으로 플랫폼 전반을 개편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소비 형태의 등장으로 인한 문제점도 적지 않습니다.

구독 서비스를 다수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카드 결제 내역을 보고 "내가 이걸 언제 결제했지?"라는 생각을 한 두번쯤은 해봤을 겁니다.

구독은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리는 형태기 때문에, 구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효과가 있는데요. 이 때문에 구독 서비스를 과도하게 사용해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온라인 구독 서비스의 경우 매번 서비스를 결제하지 않아도 한 번의 구독으로 자동 결제되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자칫하면 소비에 무뎌질 수 있죠. 매월 많은 서비스를 결제하다보면 서비스 결제일이 다 달라 서비스 이용을 중지할 때도 날짜 계산을 잘 해야 합니다.

구독경제 시장을 제재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집니다. 조혜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의 경우 관련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정책 자금 지원을 받기 어려운 부분들이 존재한다"며 "사업 성장 가능성 및 시장 확대를 위해 정책 지원 방식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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