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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엔씨가 5G 아닌 4G 선택한 이유는

  • 2020.01.10(금) 14:46

클라우드 게임, 5G아닌 LTE 기준으로 구현
커버리지·이용자 고려
그럼에도 5G 기반 클라우드게임 기대감

"저도 5G폰 쓰고 있는데요. 5G폰을 기준으로 클라우드게임을 만들면 아무도 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4G LTE로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함을 확인하고 만들고 있습니다."(이성구 엔씨소프트 리니지2M 총괄 프로듀서)

엔씨소프트가 지난 9일 개최한 '리니지2M'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난데없이 5세대 이동통신(5G)에 대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엔씨는 국내 게임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니지2M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일종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개발중인데, 5G 기준으로 구현하려니 아무도 쓸 수 없겠다는 겁니다.

왜 아무도 쓸 수 없겠다는 말이 나왔을까. 크게 세가지 이유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선은, 5G의 통신 커버리지입니다. 아직 전국적으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안 터지는 곳이 많아 수시로 4G로 전환되는 시점이라는 지적입니다.

정부도 5G 전국 커버리지 달성 시점을 오는 2022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2년은 훌쩍 지나야 방방곡곡에서 5G가 터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리니지2M이 이때까지 기다릴 수 없습니다. 게임팬들이 못기다립니다. 전작인 리니지M이 2017년 출시됐는데요. 2022년이면 리니지3M 같은 게 나왔을 법한 시점입니다.

국내 5G 가입자 규모도 세계 최대를 자랑하지만, 아직은 대중적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작년말 기준 5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나, 5000만명을 넘은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규모와 비교하면 그렇습니다. 그러니 5G를 기준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면 리니지2M 사용자 대부분은 즐길 수 없습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5G 인프라가 아직은 완벽하지 않고 5G폰이 더 고사양이며, 4G LTE 사용자가 아직은 많으니 더 많은 이용자가 즐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5G 속도를 기준으로 게임을 구현하면 4G 이용자는 불편하지만 4G를 기준으로 만들면 5G폰 이용자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갤럭시S8 이하 스마트폰에선 리니지2M이 구현한 그래픽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클라우드 기반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면 저사양폰에서도 기존 그래픽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얘기이고, 4G로도 이같은 서비스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겁니다. 5G 기준로 구현된다면 더욱 빠르고 끊김도 최소화되겠지만요.

하지만 많은 일들이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정부의 5G 전국 커버리지 구축 목표 시점은 2022년이지만 통신사들은 이를 더 빨리 구축하기 위해 노력중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모두 클라우드 게임에 관심이 많습니다. KT는 '구독형 5G 스트리밍 게임'을 선보였고,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SK텔레콤도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게임 기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 기반으로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검은사막 모바일'로 유명한 게임사 펄어비스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에서 SK텔레콤과 함께 모바일 스트리밍 게임을 시연했습니다.

이들이 클라우드 게임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스마트폰 같은 기기에 게임을 내려받지 않고도 다양한 기기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의 미래'라 불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통신사 입장에선 트래픽 증가에 영향을 줘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더 많은 단말기 출시에 나서면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의 대중화도 성큼 다가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를 지난해 3억 8700만달러에서 오는 2023년 25억달러 수준으로 약 6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국내 기업들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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