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SK텔레콤 AIX센터장(CTO·최고기술책임자)이 "연내 인공지능(AI) 빅플레이어와 협력하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윤 CTO는 30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와 최종현학술원이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공동개최한 '지정학 위기와 기술혁신 컨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외 AI 관련 사업자들과 인수·합병(M&A) 혹은 협력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M&A보다는 빅플레이어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보고 있고, 이를 발표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CTO가 언급한 빅플레이어는 글로벌 초대형 기업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이같은 초협력 방안을 강조한 바 있다.
박 사장은 당시 "AI 분야에서 대한민국 ICT 기업간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지난 7일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과 미팅에서도 이같은 AI 분야 초협력을 제안했고, 고 사장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미디어 분야에선 지상파3사와 함께 '웨이브'(wavve)를 내놨고, 카카오와도 지분을 나누며 AI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지난해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 글로벌 빅플레이어들과도 협력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CES에선 아마존웹서비스(AWS), 글로벌 전기차 기업 바이톤과도 사업 협력을 다짐했다.
김 CTO는 SK텔레콤의 AI 분야 경쟁력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구글과 아마존 등이 AI 스피커를 국내 시장에 내놓는 것과 관련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쌓고 있고, 모바일 내비게이션 '티맵'의 경우도 자동차 내부의 데이터가 많아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SK텔레콤의 AI는 '누구'와 같은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와 네트워크·인프라 측면의 5G·스마트 팩토리 등의 영역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올해는 5G와 AI가 만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김윤 CTO는 중국 화웨이 관련한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이슨 브라운 미 공군 대령, 린지 셰퍼드 CSIS 펠로우, 박병진 국방첨단기술연구원장 등이 참석한 컨퍼런스 좌담회에서 이같은 질문을 받고는 "잠깐 물을 마시면서 생각해봤다"는 농담을 던지며 좌중의 웃음을 얻으면서도 "보안 위협 문제는 화웨이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라며 질문의 범위를 재설정했다.
그는 "보안 위협은 특정 사업자, 특정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어떤 국가나 사업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초연결 시대는 몇초만에 전체 시스템을 다운시킬 수 있다는 상황을 모두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1950년대와 1980년대 이후 있었던 AI 전반의 부정적 흐름이 재차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그동안 AI에 겨울이 왔던 이유는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런 실망에서 비롯했다"며 "앞으로 겨울이 온다면 AI가 하지 말아야 하는 실수를 하거나 안보에 리스크가 생길 때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