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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문맹, 열 개를 깨우치는 교육 방식은?

  • 2020.09.07(월) 11:50

[디지털, 따뜻하게]
지속적이고 맞춤형 교육 요구되나
궁극적으로는 응용능력 키워줘야

실시간 쌍방향형 온라인 교육 방식. [자료=교육부]

디지털 정보격차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각종 디지털 기기나 자동화 기기의 사용을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교육을 통해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문맹'을 없애기 위해 정부는 '디지털 서포터즈' 같은 교육 지원 사업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다만 교육이 단순히 사용방법을 알려주는 정도의 피상적인 수준이라면 하나마나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는 갈수록 급격히 개선되기 때문에 어제의 '충분한 사용 설명서'가 오늘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디지털 소외계층이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도록 응용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코로나19로 맞춤형 교육도 어려운 상황

정부는 올해부터 '디지털 뉴딜' 정책을 추진하면서 교육 분야에 500억원에 달하는 꽤 많은 예산을 책정했습니다. 총 8000억원이 넘는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정책인데요.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 사용법을 몰라 소외되는 계층이 있어선 안 되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이른바 '디지털 포용' 정책의 일환으로 전국 1000개 교육센터에 교육강사 2명, 디지털 서포터즈 2명씩 배치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한두명이 여러명의 디지털 소외계층을 모아 놓고 가르칠 경우 수준 혹은 목적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됐었죠.

그래서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의 교육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등장했습니다. 

정부도 이런 지적에 공감하고는 있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점점 악화하면서 취약계층에 익숙하지 않은 비대면 방식의 교육이 시도되는 상황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최근에 기존의 디지털 종합역량교육 프로그램 '어르신, 디지털에 반하다!'를 처음으로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해 지난달 말까지 진행했어요.

내용을 보면 ▲기차표 예매 ▲금융 앱 활용 및 계좌이체 ▲키오스크 ▲배달 앱 활용하기 등이 있다고 해요. 아울러 이걸 16종의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해 유튜브, 배움나라(estudy.or.kr)로 볼 수 있게 했죠.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 배달 앱 등 비대면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고, 반대로 이런 서비스를 사용하는 법을 몰라 소외되는 계층도 있는데요. 비대면 서비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교육 또한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응용 역량 키우는 교육 적용해야"

이같은 악순환을 지켜만 볼 수는 없죠. 이왕이면 더 나은 교육을 지금부터 검토해야 자유롭게 대면 교육이 가능할 때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어떤 새로운 디지털 기기·서비스가 나와도 적응할 수 있는 응용 역량을 키우는 방식에도 관심을 쏟으면 어떨까요.

왜냐하면, 특정 금융 앱 사용법을 알려주는 방식을 배운 뒤에 새로운 금융 앱이 또 나오면 다시 적응하기 어려운 게 디지털 취약계층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교육은 물고기(인터넷 인프라, 기기)를 가져다주는 방식에서 낚시하는 법(디지털 기기, 서비스 사용법)을 알려주는 방식까지 진화했습니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간 방향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계좌이체하는 방법을 교육할 때 이용법만 족집게 방식으로 가르칠 게 아니라, 해당 기기와 서비스에 쓰이는 약관이나 설명 등 언어를 제대로 해석하는 능력, 기술의 변화 방향, 관련 트렌드가 바뀌는 이유, 기술과 서비스가 바뀌었을 때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 등도 함께 교육함으로써 응용력을 높여주는 것이죠.

마틸드 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이를 업데이트해서 하는 교육도 필요하지만, 유연성과 적응력을 키우는 방향의 교육이 더욱 요구된다"며 "수학과 같은 특정 과목 하나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수학과 역사, 경제 등 다양한 과목이 융합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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