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가 열리는 첫날 오전 부산 벡스코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의 인파로 붐볐지만 올해는 조용했다. 코로나19가 바꾼 지스타 풍경이다.
올해 지스타는 지스타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중심으로 열렸다. 벡스코 전시장 안과 밖을 가득 메웠던 게임사들의 부스는 올해는 없었다.
전시장에는 지스타조직위원회에서 준비한 무대와 방송장비, 관계자들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지스타 열기가 사라진 건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올해 16회를 맞이한 '지스타2020'의 개막식이 19일 부산 벡스코에 준비된 특설 무대에서 막을 올렸다. 일반 관람객은 현장을 방문하지 못하지만 트위치 채널 '지스타TV'에서 생중계를 통해 볼 수 있다.
이번 지스타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 설치된 무대 '지스타 라이브 스테이지'를 거점으로 진행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벡스코 현장 무대에서 진행되는 모든 방송은 트위치와 유튜브 '지스타TV'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방송 채널을 통해 참가 게임사들의 신작 발표와 함께 G-CON(콘퍼런스), 코스프레 어워즈, e스포츠대회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BTC와 BTB관 부스는 설치하지 않는다.
온라인의 강점은 살려
오프라인의 한계점을 꼽자면 장소와 시간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은 어디서든 촬영하고 온라인에 영상을 업로드하면 누구든지 편한 시간에 시청하고 참여할 수 있다.
지스타는 이 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공식적인 지스타 일정은 나흘에 불과하지만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이전부터 관련 방송을 진행하고 영상을 공개했다.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열린 탓에 게이머들의 관심이 멀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스타 이전부터 관심을 유도한 셈이다.
지스타 개최 전 게임과 예능을 결합한 방송 프로그램 '고품격 라이브 지스타(고라G)'와 게임 컨설팅 예능 프로그램 '오로지 엔터테인먼트(오로G)'가 매주 월수금 트위치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됐다. 트위치 라이브 방송 기준으로 생방송 시청자 수 150만명, 고유시청자 수 60만명, 시청 시간 9만5000시간을 돌파했다.
지스타 공식 행사도 작년까지는 오후 6시면 문을 닫았지만 이번 지스타는 밤 11시까지 방송이 진행된다. 밤늦게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특성을 고려했다.
게임을 하면서 채팅하듯이 실시간 게임 신작 발표와 방송을 보면서 다른 게이머들과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는 것도 이전 지스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묘미다.
유명 개발자들이 참가한 '지-콘(G-CON)'도 전면 무료로 개방했다. 한정된 인원과 물리적 거리로 인해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어도 보지 못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집에서 편하게 누구든지 볼 수 있다.
19일부터 21일까지 매일 저녁 8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트위치 '지스타TV' 채널로 하루 4명 내외의 연사가 각 15분 내외로 강연을 한다.
관심 있는 게임 있다면 방송 시간 확인
작년까지 지스타를 관람하는 방문객은 관심 있는 게임사나 게임이 있다면 부스 장소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였다. 제일 먼저 가서 구경하고 체험하고 굿즈를 받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번 지스타는 방송 스케줄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생방송으로 보지 않더라도 방송 후 영상이 제공되지만 현장감과 생동감을 느끼면서 게이머들과 실시간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생방송을 봐야 제맛이다.
19일부터 22일까지 오후 1시(22일에는 2시)부터 밤 11시까지 다채로운 방송 콘텐츠가 준비됐다.
체험은 할 수 없지만 여전히 신작은 대기
이번 지스타에서도 신작 공개와 게임사들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지스타 공식 채널인 트위치의 '지스타TV'를 통해 지스타 메인스폰서인 위메이드가 19일 '미르4 온택트 쇼케이스'를 열었다.
매일 오후 3시는 카카오게임즈의 시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스타가 열리는 나흘간 매일 30분 동안 대표 게임인 '엘리온', '오딘', '가디언 테일즈'를 소개한다.
넥슨은 21일 오후 1시에 신작 '커츠펠', '코노스바 모바일' 쇼케이스를 진행한다. 네오위즈는 지스타 첫날 밤 10시부터 한 시간 가량 '브라운더스트', '블레스 언리쉬드' 등 8종의 게임을 소개하고 영상을 공개한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와 스토브는 둘째 날 오후 4시에 '마술양품점', '티타이니', '리로드' 등의 게임을 소개한다. 크래프톤은 19일과 20일 이틀동안 오후 6시에 '배그감성 이스포츠 클라~쓰'를 방송한다. 유명인과 스트리머가 배틀그라운드 전문 특수 학교에 입학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스타를 통해 어떤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스타를 취소하지 않고 방식을 변경해 열어 명맥을 유지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며 "온라인으로 신작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것도 이번 지스타를 통해 처음 하는데 게이머들이 실시간 소통을 하면서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게이머들은 이미 이러한 플랫폼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번 지스타 개최 방식도 큰 거리낌이 없어 보인다"면서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을 병행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