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인사이드 스토리]인공지능 장착한 '빙', 챗GPT와 다른 것

  • 2023.03.11(토) 13:00

검색 결과 활용해 환각현상 줄여
출처·문자기반 정보만 학습 한계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7일(현지시각) 자사의 검색 엔진인 '빙'에 인공지능에 결합했다고 밝혔다./그래픽=비즈워치

'빙(Bing)'이라는 검색 엔진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컴퓨터를 켜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엣지'를 실행하면 보이는 검색창이 그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빙 대신 주로 네이버나 구글, 다음카카오를 검색 엔진으로 쓰고 있죠.

최근 빙에 인공지능(AI)이라는 날개가 달렸습니다. 빙의 인공지능은 챗GPT와 무엇이 다를까요. 그리고 앞으로 AI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까요.

MS "검색의 새시대 열겠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7일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위치한 MS 본사에서 인공지능 기반으로 검색하는 빙을 소개했습니다.

빙은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와 제휴해 프로메테우스 AI 모델을 적용한 검색 엔진입니다. 프로메테우스 모델은 챗GPT에 적용된 AI 모델보다 발전한 버전으로, 반응 속도와 정확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델라 CEO는 "검색의 새 시대를 열겠다"며 "인공지능이 기존 방법보다 유연하고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용자의 질문에 대한 정보를 모아 한 번에 보여주는 빙의 특성에서 나온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검색의 새 시대를 연다는 빙을 곧바로 쓸 순 없습니다. 아직 완전한 공개 버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빙 홈페이지에 들어가 상단 메뉴에 위치한 '채팅'을 누른 뒤 이용 신청을 해야 합니다. 신청 후 빠르면 3일 뒤 PC에서 이 검색 엔진을 쓸 수 있습니다. MS는 향후 빙을 자사의 최신 운영체제인 '윈도우11'에 기본 기능으로 탑재할 계획입니다.

'환각' 없는 빙

새로운 빙과 챗GPT의 차이점은 검색 가능 여부입니다. 빙은 말 그대로 인공지능 기반으로 이용자의 질문을 검색하지만, 챗GPT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학습하지 못한 챗GPT는 없는 사실을 실제 있었던 일처럼 결과를 보여주는 '환각현상'을 보였다./사진=챗GPT 캡처

챗GPT에 없는 사실을 묻는 것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챗GPT에 "조선시대의 무관 최현서가 일으킨 '리그오브레전드'(롤) 사화에 대해 아는 대로 설명해줘"라고 물어봤습니다. 조선시대의 최현서라는 무관이 실제로 있을 수도 있지만, 롤 사화는 그렇지 않죠. 챗GPT는 이 질문에 대해 "조선시대 무관인 최현서가 2011년 11월 롤을 하다가 키보드를 쾅쾅 때리는 모습이 인터넷에 올라왔다"고 답했습니다. 있지도 않은 일을 사실처럼 답변한 것입니다.

반면 빙에 같은 질문을 하니 "제가 찾은 정보에는 조선시대의 무관 최현서가 일으킨 롤 사화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챗GPT의 사례처럼 인공지능이 없는 사실을 실제 있던 것처럼 설명하는 것을 '환각'이라고 합니다. 챗GPT가 환각 현상을 일으키는 이유는 학습 데이터의 한계 때문입니다. 이용자의 질문에 대한 학습된 데이터가 없을 때 챗GPT는 그 정보를 기반으로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빙이 안고 있는 한계들

그렇다면 빙은 완벽한 대화형 인공지능일까요? 아직 한계점은 명확해 보입니다.

빙은 정보와 함께 출처도 제공하는데, 그 출처에 신뢰성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종종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정보를 가져오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또 빙은 검색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지만, 텍스트 기반의 데이터만 가져올 수 있습니다. 빙 인공지능은 문자 기반의 정보만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영상으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요약하거나 배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억력 문제도 있습니다. 빙은 이용자가 접속한 순간만의 대화만 학습합니다. 즉 이용자와의 대답을 주고받은 데이터가 쌓인 '장기 기억(롱텀 메모리)'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계점은 분명하지만 전문가들은 롱텀 메모리를 가진 AI의 개인화 서비스가 머지않은 미래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윈도우11에 빙이 기본으로 장착되면 이용자와 나눈 대화가 컴퓨터에 쌓일 것"이라며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알맞은 'MS 오피스' 작업물을 내놓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