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KT, 4000명 자회사 전출…노조 반발

  • 2024.10.16(수) 17:43

네트워크관리 자회사 이전…희망퇴직 시행

KT가 대대적인 네트워크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인공지능(AI)에 집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경영효율화를 위해 네트워크 관리 부문을 신설 자회사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KT 제1·2노동조합이 모두 반발해 노사 갈등이 예상된다.

AICT 집중, 기존인력 감축하며 '조직 슬림화'

1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KT OSP와 KT P&M(가칭)을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KT OSP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시공을, KT P&M은 국사 내 전원 시설 설계 등을 맡을 예정이다. KT는 노사합의를 거쳐 내년 1월1일자로 법인설립 등기를 마칠 예정이다. 

KT는 신설 자회사로 전출을 진행하고 원하지 않는 직원의 경우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KT OSP의 경우 기존에 관련 직무를 담당하던 4400명의 77%에 해당하는 3400명, KT P&M의 경우 기존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420명의 90%에 해당하는 380명을 선발해 전출한다. 약 4000여명에 달하는 본사 직원이 자회사로 전출되는 셈이다.

자회사로 전출시 실 근속 10년 이상인 직원은 KT 기본급의 70%를 지급하고, 기존 기본급과 차액의 3분의 2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실 근속 10년 미만은 기본급 수준이 낮은 점을 감안해 KT 기본급의 100%를 유지하기로 했다.

KT는 외부 출신 CEO(최고경영자)가 취임할 떄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석채 전 회장, 황창규 전 회장 취임 당시 각각 5000명, 8000명 가량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할 때도 구조조정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대표는 취임 첫해인 지난해까지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해야 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올해 들어 'AICT'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하고,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인력 효율화 작업에 착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안 하지만,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구조조정은 순리에 따라 계속해나가는 게 기업의 계속경영"이라고 말했다.

KT의 본사 직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1만9370명에 달한다. SK텔레콤(8294명), LG유플러스(1만627명)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많다. 이번 조직개편을 마치면 KT 본사 직원 수는 1만5000명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KT가 채용 중인 AI 전문인력 1000명을 더하더라도 기존에 비해 조직규모는 크게 줄어든다.

제1노조·제2노조 "제2의 아현사태" 우려

KT노동조합은 16일 오후 광화문에서 조합간부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비즈워치

KT노동조합은 자회사 전출 조건이 좋지 않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KT 제1노조인 'KT노동조합'과 제2노조인 'KT새노조' 모두 "일방적인 조직개편"이라며 비판했다. KT의 제2노조인 'KT새노조'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의 아현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직원 1만5000여명이 가입한 KT노동조합의 경우 지난 15일 철야농성에 돌입하고, 이날 오후 광화문에서 조합간부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최민주 KT노조 교육국장은 "회사가 내놓은 안에 따르면 임금도 삭감되고, 복지도 후퇴된다"면서 "추가 격려금이나 자회사가 신설됐을 때 임기보장 등 더 나은 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KT노조 사무국장 또한 "1차적으로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고, 안 된다면 20~30년간 일한 조합원들이 충분한 보상을 얻고 나갈 수 있게 협상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인관 KT노조위원장은 "(구조조정을) 예측했지만, 어떻게 구조조정안이 나올 거라는 건 지난 8일 오후에나 받았다"면서 "2009년, 2014년과 같은 구조조정은 위원장직을 걸고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