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한국얀센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 '콘서타' 품귀현상이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원료의약품 수급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 등으로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ADHD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다.
동일한 성분의 제네릭의약품(복제약)이 출시됐지만 용량과 제형이 달라 콘서타를 처방받던 환자들의 수요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콘서타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왜 부족할까
한국얀센은 현재 총 4가지 용량(18·27·36·54mg)의 콘서타를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한국얀센은 27mg을 제외한 나머지 용량의 제품공급이 올해 1~3월 말까지 부족할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했다.
앞서 한국얀센은 지난해 중순부터 콘서타 재고부족 상황을 병의원, 약국 등 거래처에 직접 고지하기도 했다.
공급이 부족해진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원료의약품 수급이 어려워진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 질병에 대한 인식 개선 등으로 ADHD 환자 수가 늘어나며 약물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로 중국과 인도로부터 원료의약품을 수입하던 글로벌 제약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원료수급에 큰 타격을 입었다. 물류난, 수출제한 조치로 원료수급이 불안정해지며 의약품 부족사태가 빚어졌고 아직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젊은 층을 중심으로 ADHD 환자 수가 늘어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아동·청소년(3~17세)의 11.4%가 ADHD 진단을 받았다. CDC가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다. 국내에서는 2023년 AHDH 환자 수가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었다. 4년전(7만4166명)과 비교해 약 3배 증가한 숫자다.
국내 철수 가능성은
콘서타는 국내에서 특허가 만료돼 동일한 성분의 제네릭의약품(복제약)이 출시된 상태이다. 하지만 용량과 약물지속기간이 달라 콘서타를 처방받던 기존 환자들의 수요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명인제약의 '메디키넷'은 콘서타와 성분이 같지만 이와 다른 용량(5·20·30·40mg)으로 구성돼있다. 약물이 인체에 흡수되는 방식인 제형도 콘서타와 달라 약물 지속기간이 4시간가량 더 짧다.
품귀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며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서는 콘서타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 들어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 파킨슨병 치료제 '마도파' 등 국내시장에서 철수하는 외국계 의약품이 늘고 있어서다.
주된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국내에서 오리지널의약품은 복제약이 출시되면 보험상한가가 30% 자동인하된다. 제네릭의약품과 경쟁과정에서 약가를 더 낮춰야할 수도 있다. 최근 원료의약품 공급난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진 점도 채산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포시가 등과 달리 콘서타는 국내에서 동일한 함량과 제형을 가진 품목이 없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물질과 제형특허가 만료된 상태로 언제든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인제약은 현재 콘서타와 같은 제형의 복제약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물음에 한국얀센 관계자는 "콘서타 철수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