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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헬스케어 모인 백신기업들…'트럼프 리스크 어쩌나'

  • 2025.01.17(금) 08:30

[JP모건 헬스케어] 트럼프 백신 회의적
코로나 후 접종률 하락…신뢰회복 과제

모더나, 사노피 등 글로벌 백신기업들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출범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신 회의론자로 알려진 인물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며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이전보다 확대될 수 있어서다.

자폐증 원인이 백신?

이달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모인 백신 업계의 공통 관심은 트럼프 행정부였다. 그가 지난 선거과정에서 백신을 불신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지난해 8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로버트 케네디와 만나 악수하는 모습./사진=로버트 케네디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하며 백신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로버트 케네디는 여러 매체를 통해 백신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천식, 자폐증 등의 질병을 일으킨 원인이라고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그의 견해에 따라 취임 이후 자폐증과 백신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자폐증 발병률이 20~30년 사이에 100배 가까이 늘어났고 우리는 무엇이 잘못된 원인인지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백신기업들의 발표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13일 발표에서 "백신접종 권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령층의 입원율이 높아지면서 훨씬 더 큰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새롭게 선출된 리더에게 백신이 오랜 시간 동안 증명해 온 위험 대비 혜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행사에서 폴 허드슨 사노피 대표는 "백신에 대한 투명성 요구가 점점 더 커질 수 있다"며 "저는 이 문제가 우리가 얼마나 투명한지, 대중들이 사실에 입각한 개입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떨어진 신뢰, 회복할 수 있을까

또 다른 글로벌 백신기업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엠마 월름스리 대표는 "백신 접종의 효과와 품질에 대한 논쟁이나 질문을 전적으로 환영한다"며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부의 검증을 받아 코로나19 이후 악화한 백신에 대한 신뢰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 2022년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시행한 조사에서 한국을 포함한 55개국 중 52개국의 백신 신뢰도가 코로나19 이후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는 이 원인 중 하나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SNS 등을 통해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된 점을 꼽았다.

세계 최대 백신시장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정치, 종교적 신념 등의 이유로 부모가 유치원생 자녀의 백신 접종을 거부한 비율(면제율)이 3.3%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GSK의 기대대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백신의 안전성 등을 검증하는 대대적인 조사를 시행한다고 해도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시장진출을 준비 중인 국내 백신기업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사노피와 미국에서 소아, 아동을 대상으로 한 폐렴구균 백신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새 보건복지부 장관 주도로 일어날 미 식품의약국(FDA)의 정책 변화에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백신업계 한 관계자는 "백신 접종률이 낮아지는 것이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면서 "폐렴구균 백신은 아시아에서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어 미국 시장이 위축된다고 해도 충분히 대응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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