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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뭐하세요?

  • 2018.09.21(금) 10:45

[페북 사람들] 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 길놀이 모습(사진: 남산골한옥마을)


추석은 봄 여름 땀 흘려 가꾼
곡식과 과일을 거두며 그 기쁨과 풍성함을
가족과 이웃과 함께 나누는 명절이다.


그런데 요즘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예전처럼 들뜬 기분도 사라지고
온 가족이 함께 만나는 즐거움도
점점 더 옛 풍경이 되고 있다.

 


남산골한옥마을 축제기획팀 이은혜 피디는
잊혀진 추억과 즐거움을 되살려주는
추석 연휴 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추석 연휴인
22일(토)부터 9월 25일(화)까지 4일간
추석맞이 행사를 합니다.


'추석,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주제인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추석의 전통 민속을 직접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의 장을 통해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하려고 합니다."

 

 

"우리 민족이 추석 명절에 즐겼던
추석맞이 천신굿과 거북놀이를 비롯해


시민들과 함께 재현하는 민속장터와
지역별 추석 음식 만들기와 전 페스티벌
전통공연 등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

 

 

"22일엔 기존 '1890 남산골 야시장'을

'남산골 추석장터'로 특별 운영합니다.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명절 음식과 각종 기념품을 살 수 있습니다.


특별히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직접 상인으로 참여해 세계 각국의
특산품과 전통음식, 볼거리도 제공하니
선선한 가을밤 함께 누리면 좋겠습니다."

 


"23일엔 전통가옥에서
지역별 송편과 율단자, 화양적 등


평소 자주 접하지 못했던
추석 음식을 만들고 맛볼 수 있어요."

 


"추석 당일엔 민속놀이와 함께
황해도 만신 이해경의 추석맞이 천신굿과
풍물패가 함께하는 봉천동 길놀이 등
전통연희 퍼포먼스를 진행합니다.


마을 공동체가 모두 함께 모여 즐기던
옛 명절 풍속을 재현할 예정이니
즐거운 추억을 만들면 좋을 듯합니다."

 


한쪽에선 매사냥 이수자 황대인 씨가
한 가족에게 매사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우리의 전통 매사냥법을 설명해주고


천연기념물인 참매와 황조롱이 등
사냥 매를 직접 손등에 앉히는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다.

 


황대인 씨는 어렸을 때부터
새를 좋아해 조류학자가 꿈이었는데
20년 전 매를 만나면서 그 꿈을 이뤘다.


"매에 관한 재미있는 어원이 많습니다.
하고도 안 한 체하는 태도를
'시치미 뗀다'라고 하는데


매 주인의 이름과 주소를 적어
방울과 함께 매다는 인식표가 있어요.

 
사냥을 잘하는 매는 값이 엄청났는데
이 표식을 떼고 자기꺼라고 우기는 데서
'시치미 뗀다'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그 외에 매달다, 바람맞다, 매섭다,
매끈하다, 매만지다 같은 말도
매사냥과 관련된 단어들입니다."

 


사냥 매와의 즉석 포토타임
매가 무서울 법도 한데 마냥 웃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줄밥 부르기'는 우리 조상들이
2000년 동안 해오던 매 훈련법의 일종이다.

 

 

왼손에 긴 장갑을 끼고 먹이를 올려놓으면
멀리 있던 매가 먹이를 먹으러 날라온다.


'줄밥 부르기' 체험은
매사냥의 원형을 재연하고
사냥 매와 교감할 수도 있어
신비롭고 또 흥미롭다. 

 

 

'줄밥 부르기'를 체험한 경예원(10) 양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고 한다.


예원 양 부모님의 추석 고민도 끝났다.


"추석 연휴에 아이들과 무엇을 할까
고민을 참 많이 하게 됩니다.


차례를 지내고 티브이를 보거나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가
일상적인 풍경인데

오늘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네요.


한옥마을에 연휴 프로그램도 많다니
다시 오고 싶습니다."

 

 

이은혜 피디는 이번 축제를 통해

추석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길 바란다.

 

"올 추석엔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 말고

이곳 남산골한옥마을 추석 축제에서

 

목멱산(남산 옛 이름)에 휘영청 떠있는
보름달을 보면서 강강술래도 하고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추석 풍경을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요. 

 

추석은 주변의 많은 이들과

풍성함과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이잖아요."

 

이젠 기쁨보다는 불편함이 앞서는 명절

 

어쩌면 우리는 추석의 의미를

잘 모르는지도 모르겠다.

 

함께 즐기고 흥겨워했던

추석의 의미가 갈수록 퇴색하는 건
혹시나 그 때문이 아닐까.


올해 추석은 모두가 추억하는
설레고 따뜻한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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