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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에서 행복을 찾다

  • 2019.09.27(금) 11:07

[페북사람들] 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가수 김수희 씨의 노래 '애모' 가사처럼

어른이 된 후에도 치과 앞에만 가면

작아지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어렸을 때 추억이 좋지 않았다면

욱신거리는 치통으로 고생하면서도

쉽게 발걸음을 옮기기 쉽지 않다.

경기도 광명시 서울앞선치과

신보라 대표 원장은 작년 6월 이곳에

치과를 개원하면서 모토를 하나 정했다.

바로 '마취는 안 아프게'였다.

"많은 환자분들이 치과를 두려워해요.

올해로 11년째 진료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환자분들의 두려움을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게 '마취 안 아프게'입니다.

일단 마취가 안 아프면 그다음부터는

치료가 무척 쉬워지기 때문이죠.

그러면 환자들도 주저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받으세요."

"치아상태도 나이대에 따라 달라져요.

사람은 어쩔수 없이 만 20세가 넘으면

정상인들도 잇몸이나 잇몸뼈가

0.2mm 내려간다는 보고가 있어요.

나이 들면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탄력이 떨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나이가 들면 치아 성질도 변합니다.

영구치가 처음 나오는 어린시절엔

치아가 싱싱한 나뭇가지 같아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마른 나뭇가지처럼 변하게 되죠.

그래서 치아가 잘 부러지고

잇몸이 약해지고 풍치도 생깁니다.

만 12세 이하 영구치에 대해선

충치를 치료할 때 보험이 적용되고

만 18세 이상이 되면 스케일링에 대해

보험을 적용하는 이유가 그만큼

잇몸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치과에 자주 오지 않으려면

양치질만 잘 하셔도 됩니다.

하루에 세 번 이도 잘 닦고

또 치실도 잘 사용하고 있는데

잇몸이 부어 오는 분들이 계신데

이만 잘 닦아선 안됩니다.

이를 닦을 때 잇몸도 닦아야 해요.

입안 세균이 가장 많은 부위가

바로 혀와 잇몸입니다.

이를 닦을 때 마사지하듯

잇몸부터 닦는 습관이 필요해요.

잇몸이 많이 안 좋은 분들은

잇몸을 돌리면서 마사지하듯 닦으면

치아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플라그가 어느 부위에 주로 착색되는지

검사할 수 있는 착색제가 있어요.

이걸 해보면 치아는 잘 닦여있는데

잇몸이 안 닦여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치아만 닦는 게 아니라

위아래로 잇몸부터 닦는다 생각하고

양치질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칫솔 사이즈도 중요한데

치아 한두 개 정도 덮을 수 있는

크기가 가장 좋습니다."

"환자분들 중엔 잘못된 정보를 보고

치과에 오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신경치료는 과잉진료라는 게 대표적인데

치아를 죽인다는 표현까지 합니다.

신경치료는 신경을 제거하는 겁니다.

치아를 죽이고 살리는 게 아니에요.

신경치료를 하더라도 모든 치아는

제 기능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치아의 통증은 메인이 되는 신경이

오염되면서 발생하게 되는데

이 오염된 신경을 제거하는 거죠.

상실된 부분을 회복시켜서

치아 수명을 연장하는 치료인 거죠."

"신경치료는 메인 신경만 치료하는데

충치 깊이가 깊거나 신경에 가깝거나

뿌리끝 쪽에 염증이 생긴 경우에도

신경치료를 필요로 하는 돼요.

신경관을 보면 부분관들이

무척 복잡하게 되어 있어요.

신경치료는 메인 신경을 치료하는 거고

나머지 부분은 약재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신경치료를 하게 됩니다.

치아 신경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고

두뇌로 가는 신경도 많아서 예민해요.

연관 통이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 임플란트를 할 때

다른 치과나 지인 사례를 들면서

가격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치과마다 가격이 다르다 보니

조금 비싸다 싶으면 그럴 수 있긴 해요.

하지만 임플란트는 가격보다

임플란트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임플란트는 3가지가 연결돼 완성되는데

예전에는 치아 뿌리에 해당하는

고정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임플란트 회사들도 잇몸뼈에

더 단단하게 결합하고

오래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죠.

이 고민은 이제 거의 해결됐어요.

요즘은 지대주와 보철로

연구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임플란트 후 시간이 지나면서

지대주와 보철 문제가 자주 발생해요.

그래서 어떤 지대주를 사용하고

어떤 보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지대주도 기성과 맞춤이 있는데

맞춤 지대주의 유지력이 훨씬 좋아요.

보철 역시 어떤 제품이느냐에 따라

당연히 가격도 차이가 납니다.

무조건 싼 가격을 찾기보다는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모든 직업이 그럴 수밖에 없지만

치과의사 역시 스트레스가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요.

다만 소박한 꿈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저는 물 안에서 노는 걸 정말 좋아해서

제주도에서 작은 치과를 하면서

틈이 나면 바다로 뛰어나가

수영과 스킨스쿠버를 즐기고 싶어요.

그런데 가능할지 모르겠어요.(웃음)"

신 원장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후

다시 서울대 치대에 입학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학과 과학을 좋아해

자연스럽게 이과를 선택했는데

졸업할 즈음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가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신 원장은 말한다.

"바다 속에 들어가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요.

고요함 속에 내 숨소리만 들리는데

그 순간이 참 행복해요."

신 원장의 행복은 그 고요함 속에서

외부의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단순함에서 오는 게 아닐까.

자신과 마주할 시간도 없이

분주한 삶을 살고 있는 와중이지만

잠시라도 현실에서 한발짝 물러나

길가에 피어있는 코스모스와

선선해진 바람을 몸으로 느끼면서

이 가을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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