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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톺아보기]수원·창원·고양·용인의 새이름 '특례시'...뭐길래?

  • 2019.04.11(목) 09:51

정부, 인구 1백만 넘는 도시 ‘특례시’ 명칭 붙이는 법안 제출
광역시로 지정하면 지역갈등 야기, 절충점으로 '특례시' 제안
"'특례' 없으면 무의미"...수도권 vs 비수도권 격차해소도 과제

정부가 지난달 29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민선지방자치 출범 이후 변화한 행정환경을 반영해 30년 만에 기존의 법 조항을 대대적으로 바꾸기로 한 것인데요. 개정안은 기존의 광역단체·기초단체로 나눠진 지방행정구역 개념에 '특례시'란 개념을 추가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에 '특례시'라는 행정적 명칭을 부여하는 내용입니다. 현재 이러한 요건을 갖춘 곳은 수원(이하 2017년 말 주민등록통계 기준 인구수 120만명), 창원(106만명), 고양(104만명), 용인(101만명)입니다. 또 성남(96만명), 부천(85만명), 청주(84만)도 100만명에 근접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제출한 법안은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돼 본격 논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정부안에 앞서 20대 국회에선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하 법안발의날짜 2016년 7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2016년 7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2018년 12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2019년 3월)도 각각 인구 50만명 또는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를 특례시(김영진 의원안은 지정광역시로 명칭)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인구 100만명이 넘는 수원·창원·고양·용인은 각각 '수원특례시' '창원특례시' '고양특례시' '용인특례시'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됩니다. 그런데 광역시란 개념이 이미 있는데 왜 굳이 특례시란 개념을 따로 만들었을까요.

특례시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절충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수원시는 현재 울산광역시(116만명)보다 인구가 많지만, 수원을 광역시로 승격하는 문제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수원이 광역시가 된다는 건 상위 단체인 경기도로부터 완전히 독립, 대등한 광역단체가 된다는 의미인데요.

이렇게 하면 '수원광역시'에 배정될 예산이나 자치권 등 각종 권한을 놓고 경기도 또는 도(道)내 다른 중·소도시와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경기도에는 수원 뿐 아니라 고양·용인·성남 등 100만명 안팎의 대도시가 밀집해 있어 이들이 점차 광역시로 승격한다면 기존 경기도의 외형은 크게 축소되고 이 여파는 경기도내 중·소도시의 예산배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합니다. 창원시가 속해있는 경상남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특례시는 기초단체의 지위, 다시말해서 광역시의 하위행정구역이란 성격은 유지하는 대신 광역시가 가지는 혜택 일부를 나눠주는 대안으로 나온 개념입니다. 정부나 여·야 정치권 모두 경기도, 경상남도 등 지역 여론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광역시 지정을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인 셈이죠.

그렇다고 예산이나 자치권 등 진짜 '특례'는 하나도 없이 이름 뿐인 특례시라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재 인구100만명 이상의 도시는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 따라 ▲지역개발채권 발행 ▲50층 이하 건축물 허가권한 ▲지역자원시설세를 시세(市稅)로 할 수 있는 등 몇 가지 특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례는 지금도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특례시'가 된다면 명칭에 걸맞은 새로운 권한을 어떻게 부여하느냐는 문제가 중요합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법률안에는 특례시에 줄 권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향후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에서 특례시에 주어질 특례를 발굴해 추가로 법제화할 계획입니다.

정정화 한국지방자치학회 회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특례시 지정의 핵심은 재원과 사무 등 각종 기능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달렸다"며 "단순히 특례시만 지정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혜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대도시 특례제도 현황과 향후 과제'란 보고서를 통해 "특례시를 지정할 경우 정부간 관계를 재설정해야한다"며 "기존 상위단체인 광역단체와의 권한 배분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자칫 불명확한 관계 설정으로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인구 100만 안팎의 대도시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어 이들이 대거 특례시로 지정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고민해야할 대목입니다. 결국 특례시 지정은 수원·창원·고양·용인 등 몇 곳 대도시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는 문제만이 아니라 지방분권, 지역균형 전까지 함께 고려해야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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