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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돈 벌어 주머니 채우는 '전범기업'

  • 2019.08.05(월) 11:03

<김보라의 UP데이터>한일관계③
日 전범기업 및 관계 기업이 보유한 한국법인 23곳 분석
23개 기업 지난해 매출 2조5534억원·순이익 1434억원
평균 배당성향 202%…고스란히 일본 母기업에 돌아가

지난 5일 본지는 ‘한국에서 돈 벌어 주머니 채우는 '전범기업' 기사에서 '도요엔지니어링코리아'와 '이시다코리아', '이시다매뉴팩쳐링코리아'를 각각 전범기업이자 일본법인 도요엔지니어링과 이시다의 자회사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도요엔지니어링코리아와 이시다코리아에서 모회사인 일본법인 도요엔지니어링과 이시다는 전범기업이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본지의 추가 확인결과, 도요엔지니어링과 이시다는 국무총리실이 발표한 전범기범 명단과 이름이 유사할 뿐 실제 전범기업 활동을 한 곳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도요엔지니어링과 이시다 및 관련 한국법인 '도요엔지니어링코리아'와 '이시다코리아', '이시다매뉴팩쳐링코리아'는 전범기업과 관련이 없으므로 이미 출고한 기사와 표를 바로잡습니다. 혼선을 드린 점 해당 기업과 독자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일본 아베신조 정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한국의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일본의 '배상'을 요구하는 한 서린 외침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이 바로 강제동원 손해배상소송입니다.

1997년 피해자들이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에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강제동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 양국 법원에서 강제동원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일본 법원에서의 패소와 기각, 파기환송 등을 오고가며 20년을 달려온 끝에 지난해 한국 대법원은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1965년 협정은 정치적 합의이지 강제동원 등 일본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청구를 위한 협상이 아니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후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기업들의 한국 자산 강제집행을 신청하면서 한일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일본은 지난달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을 시작했고 급기야 2일에는 아베 총리 주재로 열린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일본이 자국의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첨단 기술과 전자 부품 등을 타 국가에 수출할 때 허가신청을 면제하는 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국은 한달이 넘도록 유니클로 등 일본 기업 제품과 여행 불매운동 등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전범기업 및 관련 기업들

이처럼 최악으로 치달은 양국관계의 배경에는 전범기업(전쟁범죄기업)이 있습니다. 전범기업은 전쟁 당시 자국이나 점령지, 식민지의 국민들을 강제 징용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는 등 전쟁범죄 행위에 적극 가담해 성장한 기업을 말합니다.

지난 2012년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자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에 관여했던 일본기업 1493개를 조사해 지금까지 존재하는 기업 299개사 명단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익숙히 들어왔던 기업도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신일본제철과 함께 강제징용으로 유명한 미쓰비시중공업이 있습니다. 파나소닉은 전신인 마쓰시타전기가 조선인 강제동원 전력이 있는 곳입니다. 한국쿄와기린은 일본 쿄와하코기린이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곳으로 일본 쿄와하코기린은 기린맥주의 자회사입니다.

국무총리실에서 발표한 전범기업뿐만 아니라 전범기업에서 몸만 떼어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한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후지필름입니다. 후지필름은 전범기업으로 분류되는 대일본셀룰로이드주식회사(현 다이셀)에서 필름사업부문을 그대로 계승해 1934년 설립됐습니다.

주요 전범기업 및 관련 기업들 중 한국에서 활발하게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 곳들도 많았는데요.

대표적으로 ▲오지인터팩코리아 ▲후지전기코리아 ▲한국미쓰비시상사 ▲니콘프레시전코리아 ▲미쓰이금속한국 ▲히타치금속한국 ▲파나소닉코리아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 등입니다.

이들은 일본에 있는 전범기업 본사(모회사)가 100% 지분을 투자해 우리나라에 법인을 설립한 곳입니다. 예컨대 한국미쓰비시상사는 일본 미쓰비시 상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입니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일본 후지제록스(64.29%), 후지제록스아태지사(35.71%)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범기업과 연관있는 후지필름과 직접적 관계가 없어보이지만 사실 일본 후지제록스는 1962년 후지필름이 미국 제록스와 합작해 설립한 기업입니다. 이후 후지필름은 지주회사인 후지필름홀딩스를 세워 후지필름과 후지제록스를 자회사로 두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합니다. 이들 두 자회사는 현재 각각 한국에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와 '한국후지제록스'를 두고 기업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범기업과 관련있는 한국법인 23곳 지난해 매출 2.5조

지난해 일본 전범기업 및 관련 기업의 한국법인 23개사는 총 2조5534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순이익은 1434억원을 거둬들였는데요. 가장 많이 매출을 올린 곳은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소재 및 부품 도매업체인 '파나소닉디바이스세일즈코리아'로 지난해 4241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순이익을 가장 많이 거둬들인 곳은 히타치하이테크놀로지즈코리아(어플리케이션, 반도체제조장치 도매업체)로 지난해 298억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물론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인을 고용하는 등 한국에 경제적 이득을 주기도 하지만 일본 모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다보니 한국에서 기업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은 대부분 일본 모회사로 직행합니다.

23개 기업들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평균 202%입니다. 한 기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00만원이라면 순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202만원을 한해 배당금으로 가져간 것이죠.

당연히 일본 모회사가 한국법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니 배당금은 전액 일본 모회사 주머니로 돌아갑니다.

평균 배당성향이 높은 데에는 한국후지제록스의 배당성향이 한 몫 했습니다. 지난해 한국후지제록스는 매출 2433억원을 올리고 당기순이익은 7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해 일본 후지제록스와 후지제록스아태지사에 1379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했습니다. 배당성향은 무려 1736%입니다. 다만 한국후지제록스 관계자에 따르면 "자본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미처분된 이익잉여금을 배당금으로 받고 이를 다시 주식발행으로 활용해 자본금으로 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후지제록스의 배당성향을 제외하더라도 22개사 평균 배당성향은 132%입니다.

일본 후지전기가 100% 지분을 보유한 후지전기코리아는 지난해 10억75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배당금은 30억원을 지급했습니다. 배당성향은 279%에 달합니다.

25개 기업들 중 배당성향이 50%이상인 곳은 19곳입니다. 일본 모기업이 100%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 대부분의 배당성향이 높은 수준입니다.

#배당은 많이 기부금은 적게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면 세금은 반드시 내야하지만 기부금은 필수가 아닙니다. 당연히 기부를 덜 했다고 비판받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커지고 더 이상 기업 하나가 개인의 사적 소유물이 아닌 상황에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은 기업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죠.

그런 의미에서 전범기업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는 23개 한국법인의 기부금은 매우 저조합니다. 특히 적지않은 이익을 거둬서 본국으로 가져가는 배당금과 비교하면 더더욱 기부금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25개 기업 중 지난해에 기부금을 낸 곳은 12곳입니다. 대표적으로 ▲니콘프레시전코리아(6억6578만원) ▲한국쿄와기린(4억6904만원) ▲파나소닉코리아(3억3696만원) ▲한국미쓰이물산(3600만원) ▲한국미쓰비시상사(1590만원) 등입니다.

이밖에 히타치금속한국은 100만원, 파나소닉디바이스세일즈코리아는 50만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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