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이 소수업체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휴게소 재벌'로 불리는 대보그룹은 휴게소시장의 1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즈니스워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헌승 의원(자유한국당·부산진구을)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해 전국 휴게소(주유소 포함) 시장점유율을 조사했다. 한국도로공사 관할이 아닌 민자고속도로는 제외한 수치다.
도로공사 관할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를 최소 1곳 이상 운영하는 업체는 92개사(도로공사 직영 제외)이며, 이 중 운영권을 가장 많이 확보한 곳은 대보그룹이다.
대보그룹은 대보유통·대보디앤에스·대보건설·보령물산·하이오아시스 5개 계열사가 휴게소 21개 주유소 25개 등 합계 46개의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휴게소(총195개) 점유율은 10.8%, 주유소(총 199개) 점유율은 12.56%이며 전체 합산 점유율은 11.68%이다.
대보그룹 계열이 운영하는 휴게소 매출은 총 1120억원, 주유소 매출은 35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합계 4620억원으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주유소시장 규모(2018년 4조3500억원)의 10.6%를 차지한다.
시장점유율 2위는 풀무원이다. 풀무원식품·풀무원푸드앤컬처·그린익스프레스파크 3개사가 휴게소 10개 주유소 11개를 운영하고 있다. 휴게소점유율 5.12%, 주유소 점유율 6.03%로 합계 5.07%를 기록했다.
풀무원은 2010년 서해안고속도로 함평천지휴게소를 시작으로 휴게소사업에 뛰어들었고, 최근 서울외곽순환도로 시흥하늘휴게소 민자사업을 따내며 점유율을 높였다. 시흥하늘휴게소의 민자사업자는 그린익스프레스파크인데 이 법인의 최대주주가 풀무원푸드앤컬처(지분율 45.21%)다.
3위는 바이오시스(계열사 썬엘 포함)로 휴게소 8개, 주유소 12개를 운영하며 시장점유율 5.07%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4위와 5위는 중견건설사인 계룡산업(4.82%)과 서희건설(4.57%)이다.
계룡산업은 1995년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를 시작으로 휴게소사업에 뛰어들었고 2002년 12월 정부의 공기업 자회사정리 정책이 시행될 때 한국도로공사 자회사 고속도로관리공단(현 케이알산업)을 인수하며 휴게소 사업을 더 확장했다. 현재는 휴게소 12개, 주유소 7개를 운영한다.
서희건설은 계열사 유성티엔에스와 함께 휴게소 8개, 주유소 10개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 휴게소는 당진영덕고속도로 화서휴게소, 평택제천고속도로 안성맞춤휴게소다.
이밖에 태경산업(4.31%) SPC(3.81%) KIS정보통신(2.79%) 한화호텔앤리조트(2.79%)가 시장점유율 6~9위를 형성하고 있고, 대현(2.54%)과 원일(2.54%)이 공동 10위다. 상위 10위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50.3%에 달한다.
한편 시장점유율이 높은 운영업체들에서 주목할 점은 오너일가가 대주주인 곳이 많다는 점이다.
시장점유율 1위 대보 계열사에서 최근 주목받는 곳은 하이오아시스다. 서해안고속도로 매송휴게소를 민자로 지어 2043년까지 장기 운영권을 확보한 하이오아시스는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의 장남 최정훈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주)이도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한다.
서희건설의 모태인 유성티엔에스도 이봉관 회장의 세 자녀가 지분 13.89%를 가지고 있어 '승계의 핵'으로 꼽힌다. 계룡산업도 2세 경영인 이승찬 사장이 휴게소운영업체 두 곳에 직·간접적으로 지배한다.
오너일가가 대주주인 회사가 휴게소를 운영한다는 건 휴게소 사업이 그만큼 '돈 되는' 사업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후속기사에서 주요 상위권 사업자의 휴게소 운영현황을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