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제 강점기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전범기업에 5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투자공사로부터 받아 14일 공개한 '전 세계주식운용 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 주식 운용규모는 약 67조 8000억원(572억 달러)으로 이 중 일본 주식시장에 약 4조 7000억원(40억 달러)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일본 주식투자자금 중 약 11.5%인 5455억원이 일본 전범기업에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김두관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2008년 해외주식투자를 시작한 이후부터 인덱스 펀드 개념으로 지속적으로 전범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공사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전범기업에는 대법원의 배상판결이 확정된 미쓰비시중공업을 비롯해 신일본제철과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진행 중인 스미토모석탄공업 주식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등 극우 역사인식을 반영하고 있는 일본의 새역모(새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를 후원하는 기업에도 한국투자공사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두관 의원은 "우리 국민들은 대법원의 배상판결에 대응해 수출규제와 무역보복을 일삼고 있는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일제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부펀드가 전범기업과 강제동원 기업 등에 주식을 투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난해 한국투자공사가 스튜어드십 원칙 도입으로 내세운 '환경 및 사회적 문제'와도 연결되는 전범기업, 새역모 후원 기업의 주식을 하루빨리 처분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에 국부펀드가 투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