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등 공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발전소의 전력생산량이 늘었지만 미세먼지 배출량은 오히려 감소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일어났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공개한 한국전력 자회사 5개 발전사의 전력생산량 및 미세먼지 발생량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대비 2018년 전력생산량이 늘었음에도 미세먼지 배출량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의 자회사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이 최인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발전소 전력 생산량은 22만2000GWh로 2016년과 비교해 2만3000GWh 증가했다. 무려 12%나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전력생산에 따른 미세먼지 배출량은 감소했다. 2016년 5개 발전사는 19만9000GWh의 전력을 생산했지만 미세먼지 배출량은 2만9615톤이었다. 반면 2016년보다 2만3000GWh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 2018년에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2만2119톤으로 7496톤(25%) 감소했다.
발전사 별 미세먼지 배출량은 ▲남동발전(6862톤) ▲동서발전(4573톤) ▲남부발전(4055톤) ▲중부발전(3331톤) ▲서부발전(3298톤) 순이다.
전력 생산량은 늘었지만 미세먼지 배출량은 오히려 감소한 주된 이유는 석탄의 질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석탄에 들어가는 황(S)은 미세먼지 배출을 높이는 주 원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최근 많은 발전사들이 황 성분이 적은 유연탄을 도입하는 등 환경을 고려한 전력생산에 노력하고 있다.
최인호 의원은 "2017년부터 발전사들이 황함유량이 적은 질 좋은 석탄을 수입해 사용했는데 이 때문에 미세먼지 발생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의원은 5개 발전사들이 황함유량이 낮은 질 좋은 석탄을 사용한 이유가 정부의 성과평가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7년부터 '석탄발전소 미세먼지 저감노력도 지표(2점)'를 신설해 경영평가에 반영, 경영평가 점수를 토대로 발전사 임직원들의 성과급을 결정하고 있다.
최 의원은 "석탄만 좋은 것을 써도 미세먼지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데 그 동안 발전사가 수익에만 몰두해 저품질의 값싼 석탄을 사용했다"며 "결국 임직원 성과급과 직결되는 경영평가에 반영되자 뒤늦게 미세먼지를 줄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