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CEO&]몰락한 재벌의 끝 '자택 경매'

  • 2015.03.03(화) 10:46

국제·신동방·쌍용·한일그룹 이어
범현대가 성우그룹 정몽선 회장 자택도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최근 경매 법정에 등장한 정몽선 성우그룹 회장 한남동 자택을 사례로 재벌가(家)의 저택 경매에 대해 짚어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얼마전 범(凡)현대가죠. 현대시멘트·성우그룹 오너 정몽선 회장의 한남동 자택이 법원경매에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이처럼 한 때 재계를 주름잡던 재벌 일가의 고가저택들이 경매에 부쳐지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는데요.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 윤도진 기자와 함께 몰락한 재벌들의 자택이 경매법정으로 간 사연들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앵커1>
윤 기자. (네) 연초에 경매에 오르게 된 정몽선 회장의 한남동 자택. 이 주변에 현대가 회장들의 집이 꽤 있다면서요?

 

<기자1>

네. 정 회장이 소유한 집은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2길 한남동의 토지 면적 763㎡, 건물 면적 535㎡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2층 단독주택인데요. 일대에 정몽구 현대차 회장 일가를 비롯한 범 현대가 소유 저택이 6~7곳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정몽선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둘째 동생인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정몽구 회장과는 사촌 간인데요. 해당 주택은 지난 1월말 경매 예정 물건으로 올라 현재 채권자와 채무자, 세금과 관련해 관공서 등에 통지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주택은 우리은행이 채권자로 토지와 건물에 채권최고액 100억원에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데요. 우리은행은 청구액 46억5000여만원으로 임의경매를 신청한 상탭니다.

 

<앵커2>

그렇군요. 성우그룹 하면 예전에 강원도 횡성의 현대성우스키 리조트가 유명했죠? (네 지금은 신안그룹으로 넘어가 웰리힐리파크로 이름이 바뀌었죠.) 그런데 어쩌다가 회장 자택이 경매까지 넘어가게 된 건가요?

 

<기자2>

성우그룹은 현대시멘트를 모체로 1975년 현대종합금속, 1987년 자동차 부품업체인 성우오토모티브, 1992년에는 성우종합건설, 1995년에는 성우종합레저를 설립하며 성장했는데요. 성우그룹이란 명칭은 1995년부터 사용했습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97년 4형제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면서 장남인 정몽선 회장이 주력인 현대시멘트를 맡았습니다. 현대시멘트는 성우종합건설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요. 이 성우종합건설이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시설 '파이시티'의 시공사로 시행사의 채무를 보증했는데 이 사업이 중단되면서 자금난에 시달려 왔습니다.

 

몰락한 재벌들은 보통 법인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다가 경영 상태가 악화하면 회장 개인 소유 주택이나 토지를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는데요.

 

한남동 집 역시 성우종합건설이 자금을 대출 받을 때 정 회장이 자택을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에 경매까지 오게 됐습니다. 성우종건은 작년 12월 법정관리 즉 회생절차에 들어갔고요. 현대시멘트도 현재 워크아웃, 다시 말해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간 상탭니다.

 

<앵커3>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그렇다면 이 집이 언제 경매 법정에 오르게 되는 건가요? 요즘은 재벌이 살던 고가주택에도 경매 수요가 상당하다고 하던데요.

 

<기자3>

네, 감정가가 50억에서 70억원으로 예상되는 이 물건의 배당종기일이 4월13일로 잡혀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저택을 경매로 팔아 생긴 돈에 대해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시한이 그때까지란 거죠. 일반적으로 이 종기일이 지나야 실제 경매에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성우종합건설이 현재 회생절차 중이어서 회생법원에서 이 물건을 매각할지, 아니면 다른 자산을 팔아 채무를 처리하고 이 집은 남겨둘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일반인이라면 다른 변제 수단이 마땅치가 않아 보유주택에 대한 경매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자산이 많은 재벌들의 경우는 계열사 채무조정 과정에서 자택을 빼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 주택은 주변에 현대가가 많이 살고 있어서요. 정몽선 회장의 형제나 범현대가의 누군가가 실제 경매에 오르기 전에 사들일 가능성도 있다는 게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의 설명입니다.

 

 

<앵커4>

윤 기자, 종전에 경매 법정에 올랐던 재벌가들의 집들, 또 어떤 사례들이 있었나요?

 

<기자4>

작년말 중앙건설 조규영 회장 소유의 시세 25억 가량인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경매에 나왔고요. 작년 4월에는 동아제약 3세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의 감정가 90억원짜리 한남동 자택이 경매에 부쳐져 팔렸습니다.

 

또 비슷한 시기, 1980년대 재계 서열 7위의 국제그룹을 이끌던 고 양정모 회장 일가가 소유한 서울 성북동 고급 주택이 경매에 오르기도 했고요. 작년 1월에는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 일가가 살던 서초구 방배동 빌라가 경매로 나왔습니다.

 

2012년에는 두산그룹의 일원이던 고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성북동 자택이 경매 법정에 등장했고요. 2008년에는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소유의 서울 신문로 단독주택, 2007년에는 김중원 전 한일그룹 회장 소유의 서울 역삼동 단독주택 등이 경매 처분됐습니다.

 

<앵커 마무리>

그렇군요. 경매로 나온 재벌가 저택들을 훑어보니 재계 흥망성쇠의 역사를 다시 읽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