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주택 기준을 강화하고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신규 분양주택 우선 공급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지난달 발표한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후속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오는 12일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주요 개정사항을 살펴보면 먼저 분양권과 입주권 소유자도 유주택자로 간주하면서 이에 대한 기준을 강화한다. 개정 이후에는 분양권과 입주권을 최초로 공급받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날 또는 해당 분양권 등을 매수해 매매잔금을 완납하는 날부터 주택을 소유하는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분양권이나 입주권을 소유했던 자가 향후 신규 분양주택 청약시 가점제 적용 지역에서는 무주택 기간 부분 점수가 이전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민영 아파트 분양 중 추첨제로 공급되는 경우에는 무주택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현재는 추첨제를 통한 주택 공급시 유주택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해 주택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동등한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제도개선 이후에는 투기과열지구, 청약과열지역과 수도권, 광역시 지역에서는 추첨제로 입주자를 선정할때 대상 주택의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한다.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도 무주택자와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을 수용한 1주택자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가고, 이후 남은 물량이 있으면 유주택자에게 공급된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겠다는 조건으로 우선 공급받은 1주택자는 입주 가능일부터 6개월 이내에 처분을 완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급계약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3년 이항의 징역 혹은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미계약 혹은 미분양 주택 공급방법도 개선한다. 앞으로는 청약시스템을 통해 사전 공급신청을 접수할 수 있다.
이전에는 사업자가 등록된 관심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이나 일정시점에 모이도록 한 뒤 추첨을 통해 공급하면서 밤샘 줄서기와 공정성 시비 등이 발생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신혼부부‧다자녀가구 특별공급 청약 대상자도 넓혔다. 기존에는 무주택 세대원만 공급신청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세대원 배우자도 세대에 포함시켜 주택 청약이 가능해진다.
이와 동시에 신혼기간중 주택을 처분한 신혼부부에 대해서는 주택을 소유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무주택세대구성원이라 해도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무주택 자녀가 부모와 동거하고 있더라도 부모가 집을 보유하고 있다면 청약 가점 산정시 부양가족 점수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금수저 자녀가 부모 집에 살면서 부양가족 점수를 받는 불합리를 개선해 무주택 서민이 더 많은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전매제한 등 제한사항을 공급계약서에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사업주체는 물론 주택을 공급받는 자(매수자도 포함)는 계약서 작성시 전매행위 제한기간과 기존 주택 처분 조건 미이행시 처분되는 사항을 계약서에 의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분양권을 매매하려는 자에게 해당 주택에 대한 관련 정보를 명확히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다.
국토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오는 12일부터 내달 21일까지 입법예고하고, 관계기관 협의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내달말 공포‧시행할 계획이다.